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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一人前まえになる
​어른이 되다.

いちにんまえ [一人前]


일본어에서는 한 사람 몫의 어른이 된다는 표현을 一人前まえになる(이치닌마에니나루)라고 표현한다.

일인분의 의미와 같은 표현으로써, 비로서 제 몫의 밥값을 해내는, 아니 밥값을 버는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와도 같다.


일본 식탁의 상차림은 철저히 일인분씩 차려진다.

이것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나라처럼 기본반찬이나 찌개를 한 곳에 놓고 여럿이서

함께 나누어 먹는다는 것을, 일본인들은 아무리 가족이라도 이해하지 못한다.


한 식탁에서 먹더라도, 각각의 개인앞에 기본 상차림이 되어 있고, 공용으로 먹는 음식은

철저히 덜어서 먹는 식이다.

공용으로 먹어야 되는 음식이 있다면 음식을 덜어먹을수 있도록 토리자라(とりざら [取(り)皿] )라는 

작은 접시를 앞에 두고 가져다 먹는것이 예절이다.


한사람 몫의 일을 해낼줄 아는 어른이 되어라 라는 뜻의 一人前まえになる(이치닌마에니나루)는

가정의 밥상머리에서부터 시작되어 사회인이 된 식탁에 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남극의 쉐프"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

특별하게 드라마틱한 줄거리가 있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나라 예능프로 삼시세끼의 남극버전쯤 되는 영화인데

물이 귀해서 눈으로 물을 만들어 써야 되는 남극에서도, 쉐프는 대원들에게 일인상을 차려낸다.

8명의 대원 모두에게 각각 8인상이라니-.- 설거지에 쓰이는 물의 양 또한 그릇의 갯수에 비례해서

많아질테지만 8명의 대원들에게 메인 음식을 담아내는 쉐프의 표정은 차줌마못지않게 진지하다.


남극의 쉐프


남극의 쉐프와 맞짱떠도 절대 깨질것 같지 않은 우리의 차선수



차줌마와 남극의 쉐프의 공통점은 자기가 만든 음식을 먹을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정성껏 만든다는 것이

공통점이고,  다른 점이 있다면 남극의 쉐프는 각상을 차려주고, 차줌마는 함께 먹는 두레반상을

차려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먹는 밥상에서 자양분을 얻고 한몫의 어른이 되어가며

일본인들은 어릴때 자기 집에서 받는 상차림부터 일인분의 각상을 받고 사회의 일인분이 된다.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세사람이 시켜도 한사람분씩 음식이 따로 나온다.


쿄토 다이마루 백화점 식당가에서 주문했던 정식 상차림


셋이서 함께 가서 같은 메뉴를 시켰는데 세사람분이 이렇게 따로 나왔었다.

우리로서는 익숙하지 않은 상차림이지만 어쩌면 일본인들은 밥상머리에서부터 일인분의 음식을 먹고 

제대로 커서 한사람 몫을 하는 어른이 되어라"라는 메세지를 상차림에 담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나를 책임지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인데

드디어 우리집에도 一人前まえになる(이치닌마에니나루)가 된 사람이 생겨났다.


번듯한 대기업도 아니고,공무원이 된 것도 아니지만

아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이때는 담배도 안피웠었는데 지금은 흡연 청년이 되어서 -.- 비닐가방대신 아이폰을 쥐고 출근이란것을 시작했다.


딱 일주일이 되었다.

월급이 많건 작건간에 아침에 어디 나갈데가 있다는게 지금같은 때, 얼마나 고마운지

첫 날은 출근하는 뒷모습을 보고도 믿지를 못해서, 중간에 못한다고 돌아오지는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는데 이번주까지 일주일을 채웠으니 이렇게 또 한달 가지 않을까

혼자서 셈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의 일인분이 되기 위해서 눈길과 한파를 뚫고 일주일을 보낸 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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