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시선이 향하는 곳
가끔 내 뒷모습이 궁금할 때가 있다. 매일 보는 앞모습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만이 온전히 볼 수 있는 내 뒷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이른 새벽 공항으로 향하는 나를 데려다주고 묵직한 캐리어를 꺼내어 내 손에 쥐어주며 잘 다녀오라고 내게 인사를 건냈다.
"고마워, 잘 다녀올게! 조심히 가! 전화할게!"
그렇게 캐리어를 건네 받고 출발층을 향해 열심히 걸었다. 그러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을 때, 여전히 그 자리에서서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뭉클해졌다.
손을 흔들고, 이제 그만 가라는 손짓을 해보이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뭉클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나를 지켜봐주었다. 덩달아 나 역시 자꾸만 뒤를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떤 말의 인사보다 그저 그 자리에 우뚝서서 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말로 다 하지 못할만큼 내 안녕을 바라는 것 같아 뭉클하고 또 뭉클해졌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본다는 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큰 방법인 것 같다. 어쩌면 얼굴을 마주하고 눈을 마주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더 큰!
분명 사랑하는 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 눈빛은 그 어떤 순간보다 따뜻하고 포근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