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리나 Apr 07. 2021

간다 ... 제로의 영역..!

코인래 코인거 (Coin來 Coin去)

 

어제의 내 모습을 기억하는가? 4월 6일... 어제 이 시간, 나는 불과 하루 뒤 놓인 운명도 모르고 잘난 척 '존버학개론'을 주장했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어제의 나를 매우 치고 싶다.



뭐가 '존버하면 크게 먹지'야!

아직 코인 하락장의 맛도 보지 못한 주제에 잘난 척하고 앉아있네!


 

 그렇다. 내가 지금 이렇게 광광 울어대는 이유는 바로 코인 때문이다. 어제 매매일지를 쓰고 난 뒤, 업비트를 켜서 확인해보니 조금 반등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버렸던 알트 코인들의 파란불 뜬 시세를 슥슥 확인해봤다. 여기저기서 수도꼭지와 번지점프 차트가 출몰하고 있었고, 코인 단톡 방들마다 곡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무척 잘못된 선택을 해버리고 마는데..




 최고점에서 -30%, -50%씩 시원하게 가격을 빼는 알트 잡코인들을 보면서 '아 이제 슬슬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하고.. 조금씩.. 분할 매수로 담그기 시작했다.


 그런데 분할매수로 담그자마자 그 잡코인들은 계속 가격이 -5%..-10%.. 계속 빠지기 시작했고..


 그나마 아침에 눈떠서 확인해봤을 땐 일부 코인들은 미미한 +가 떠있었다. 나는 이것이 반등의 징조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팔지 않았다. 오히려 '오, 반등하나 본데?'하고 비중을 꽤 늘려뒀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만.. 업비트 시세 알림이 울리기 시작하는 거다.



코인을 시작한 이래 이렇게 시세 알림이 우수수 쏟아진 날은... 없었다...


나의 실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는 점심시간을 틈타서 하락하는 코인들의 저점 매수에 도전했다. 다행히 나는 메이저 3대장 (비트코인 / 이더리움 / 폴카닷)에 전체 시드 비중의 1/3을 넣어둔 상태였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쥐고 일부만 잡코인을 사기 시작한 단계였다. 코인 입문 초창기 때부터 적금처럼 모아놓은 메이저 코인들이 +수익률로 든든히 버텨준 덕분에 알트 코인들이 죄다 - 나서도 아직 원금 손실은 아니었고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모든 것을 되돌릴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물타기를 시전했다.


그 결과..


보시다시피...^^


 최근의 침팬지 파티 장에서 이름 매매로 몇 번 쉽게 익절해서였을까. 아무거나 잡아도 막 오르던 장이었으니까. 시작한 지 한 달도 안돼서 코인으로 25%의 실현 손익을 손에 쥐었던 나는, 코인을 너무 쉽고 만만하게 봐 버린 것이다.


출처 : https://youtu.be/8XUS5IFct0U


 그 대가로 나는 오늘 하루, 지난 2주 동안 코인으로 벌었던 50만원의 수익을 고스란히 도로 토해내고 말았다. 공수래공수거라더니, 코인으로 얻은 수익, 코인으로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비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믿었던 메이저 3대장마저 추세가 무너지며 대폭 하락하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바닥인 줄 알았는데 사실 지하실이 있었던' 케이스인 건지..^^)



 메이저 코인의 하락 추세 전환에, 나의 업비트 잔고 수익률 또한 제로의 영역에 수렴해 가고 있었다. 급기야는 -로 음전(*계좌 수익률이 -%, 즉 손실로 전환됨을 의미함. 반대말은 양전.)을 목전에 둔 상태가 되었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내 몸에 피가 도는 걸 느낀다는 게 바로 이런 기분인 걸까?





 그렇게 한동안 제로의 영역을 들락날락하는 수익률 그래프를 보며 내 머릿속엔 이런 노래가 울려 퍼졌다.


코인래 코인거(Coin來 Coin去) (cf. <열 맞춰> by H.O.T)

코인래(Coin來)..코인거(Coin去)...
바람처럼 부질없는 것
왜 다들 그렇게 잡지도 못할 걸 쫓고 있나
코인래(Coin來)..코인거(Coin去)...
거품처럼 사그러질 것들
욕심을 버리고 하늘을 봐
그대를 노려보는 눈이 느껴지는가?      


 뭐 어쩌겠나. 이게 다 코인을 만만하게 (?) 본 내 탓인 것을. 기왕 닥친 처참한 상황... 어차피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손댈 엄두도 나지 않는다. 코인으로 번 돈은 애초에 없다고 생각하고, 이 이상으로 추가로 발생하는 손실은 수업료로 낸 셈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선 이 모든 게 끝은 아닐 거라 믿고 있어...!


지난 매매일지에도 썼듯이 이럴 땐 감옥을 가거나 군대를 가라는데... 지금 내가 군대를 갈 순 없으니 대신 코인을 군대 보낸 셈 치고 업비트 앱 지우고 공부나 하러 가야겠다.(가끔 면회 올게..)


 이렇게 된 거.. 폭포수 밑에 머리를 들이미는 심정으로 폭포 수행 존버 간다. 묻고 폭포 밑으로 가자, 그냥!


늬들이 차트에 수도꼭지를 틀고 폭포수를 내리고 번지점프를 해봐라 내가 손절하나!


 나는 존버를 택햇지만, 그래도 나는 물귀신은 아니니까... 혹시 아직 도망치지 못한 분들.. 혹은 '비트코인 많이 떨어졌다며?' 하면서 업비트 계좌를 오픈할 마음을 먹은 분들은... 부탁드린다. 아직 코인판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천운으로 알고, 어서..


돔황챠!!!!





 드라마 퀸 롤러코스터 코인 때문에 어느새 세컨드로 밀려나버린(...) 주식 얘기. 분산투자의 장점이 코인이 상처 줄 땐 주식으로 도피하는 멘탈 저글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오늘은 K장이 좋았기 때문에 코인 장이 쏘는 블루라이트 빔을 맞고도 버틸 수 있었지 않나 한다.



1) 기존 보유종목 삼천리자전거 1차 목표가 15,000원 도달! 미리 걸어두었던 매도 물량이 좀 팔렸다. 수익률 60%! 내 생각보다 좀 더 가서 나머지는 더 홀딩해볼까 한다. (어떻게 귀신같이 종가는 딱 15,000원!)





2) 정치 테마주 골칫덩이 해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패 이슈로 내게 나락을 맛보게 해 줬던 안철수 테마주 써니전자가 내 매수 평단 근처에 와서 전량 손절했다. 오늘 삼천리자전거 분할매도로 좀 벌었으니 1,705원 정도의 손해야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이 정도가 어디야.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홍정욱 테마주로 픽했던 KNN.. 무려 2천원대에 물려 있어서 구조대(*주식에서는 한참 손해를 보던 종목이 평단에 근접하는 것을 '구조'로 표현함)가 오긴 올까? 싶었는데.. 오늘 오셨다. 은혜를 입어 전량 약익절!


잘 가라 정치 테마주들아,

함께 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흑흑. 근데 이낙연 주는 어떡하지... 하......)



3)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멘트, 그리고 페인트.


 전주부터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테마로 시멘트주 매집 중이었다. 서울 시장이 누가 되든지 구도심 개발 사업이나 리모델링이 테마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러므로 '어쨌거나 시멘트는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시멘트 수급이 딸린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날이었던 오늘, 생각보다 빠르게 수익권에 도달했다.





 이 와중에 페인트주의 상승폭이 더 높은 게 왠지 웃기다. 생각해보면, 시멘트 써가면서 건물들 리모델링하는 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페인트는 시멘트보다 더 쓰일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적어도 건물을 다시 지어주진 않더라도 페인트만 싹 다 칠하고 '리모델링'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 사람들 정말 똑똑하다니까. (때마침 이런 공방전도 있었던 듯하다.↓)



시멘트는 내가 좋아하는 더블 섹터(*해당 종목의 테마나 섹터가 1개가 아닌 2개, 3개로 분류되는 종목. 원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부동산 '더블 역세권'이라는 말에 착안해서 내가 알아서 쓰는 말이다.) 테마주인지라 당분간 더 가지고 가볼 생각이다.




4) 100불녀, 어제 예고한 대로 카카오 불탔습니다!



 1주 불타서 수익률은 75%. 남은 이틀 동안 추매 한번 정도 더 할까 고민하고 있다. 왜냐면 4/9까지 1주 추매하면 액면분할 후 5주로 돌아오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존버학개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