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닌 예술가로 바라보자

박래현<탄생100주년기념 박래현 삼중 통역사>展

by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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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요구된 역할을 수용하면서도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고, 종국에는 성공적인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우향 박래현의 삶과 예술을 소개한다.” (전시소개 자료 중)




남성 작가가 주류를 이루는 미술계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류에서 멀어지기 일쑤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보면 남편의 그늘에 가리어져 사는 것이 당연했던 때이다.

재능 있는 예술가일지라도 아내와 엄마의 역할보다 커져서는 안 되며, 남편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져서도 안 되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박래현의 재능은 꽁꽁 숨기고 접어 놓아도 시대를 초월하고 관통하는 힘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를 보며 느낀 그녀는 세상의 불평등한 태도와 잣대에 크게 개의치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저 작가로서 그녀의 길을 묵묵히 가며 작품을 진일보시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여긴 사람 같다고 느껴졌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그녀의 대부분의 작품은 수묵에 채색으로 작업했지만, 멀리서 보면 유화나 아크릴 같은 색감의 디테일이 느껴졌다.
40-50년대의 한국 전쟁의 풍파를 겪은 일상의 여인들을 그린 작품에서도 절망과 비운의 측은함의 정서가 아닌 당당함과 모던함 그리고 세련됨이 느껴진다.
아마도 그녀가 생각하는 여성상이 무척이나 독립적이고 자주적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최근 들어 근현대 여성작가들이 다시금 평가받고 있다. 여성이라서 조명되는 것이 아니라 근현대 작가로서 저평가받았던 작가의 재조명 중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제는 누군가의 아내도 여성이라는 “특수성”도 아닌 그저 시대의 모습을 누구보다 창의적인 조형언어로 담아낸 작가로서 대중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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