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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 아름다워 Sep 04. 2022

FRIEZE SEOUL의 단상 01

안목을 키웁시다


FRIEZE SEOUL의 단상 01


프리즈 덕분에 한국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점은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현재 한국 미술은 지나치게 디자인적이거나 장식적이거나 귀엽기만 한 단조로운 형태임에 비해 해외 갤러리가 가지고 나온 작품들은 확실히 독창성과 자신만만함 곧은 의지 같은 예술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사실 한국미술이 호황기를 걷는다고는 하지만 전혀 새로운 작품이나 작가가 소개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이 정말 미술계의 호황이 맞나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인스타 플랫폼, 남편 또는 가족의 사회적 지위, 소속 갤러리의 파워로 인해 시장의 입소문에 기댄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들은 하나같이 귀엽고 예쁘거나 만화를 기반으로 한 팝아트 거나 단색화 2세대이거나 이 세 가지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시장이든 페어장이든 옥션이든 매번 같은 작가의 작품을 지겹도록 봐야 했는데 확실히 다양한 나라와 도시에서 온 작품을 보니, 예술의 갈증이 해소된 것 같아 그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하지만 페어의 구성과 운영은 무척이나 엉성하여 현재 서울이 홍콩을 대체한 건 역시 운이 좋았구나 싶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으로 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부디 오래오래 서울에 머물기를 응원한다.


또 한 가지 자존심이 상한(?)것은 해외 갤러리가 가지고 나온 작품 90% 이상이 회화 작품이었고, 그중에서도 이미 검증된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서울 맞춤형 안전 자산만 가지고 나와 한국에서 세계 미술계의 하반기 전망 같은 건 전혀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한국 컬렉터의 수준이 전혀 까다롭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즉, 한국에서는 공들이지 않아도 돈 벌 수 있는 구조라는 계산이기에 한국 작가도 한국 컬렉터도 실력과 안목을 키워야 거대 서구 자본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제발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트페어는 그림을 구경하는 전시장이 아니고, 철저한 비즈니스가 오가는 피 튀기는 공간이다. 그저 이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바로 뒤처진다는 사실을 미술계 많은 사람들이 각성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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