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페스토 푸실리와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한달 만에 푸실리 파스타를 해먹기로 했습니다. 어서 먹어야하는 베이컨을 아스파라거스에 말아 같이 구워먹었어요. 아스파라거스는 스무살 쯤 식당에서 원팬 스테이크로 처음 먹어봤는데 사각한 듯 부드러운 야채 식감이 좋았습니다. 동생은 말라비틀어진 구이로 첫 아스파라거스를 접했다며 원래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음식은 처음이 아주 많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푸실리도 저렴하게 사서 열심히 먹고 있어요. 다음에는 링귀니 면을 사보려고 합니다. 밥도 흰 쌀, 검정쌀, 현미, 보리처럼 여러가지 곡식을 섞어먹는 재미가 있는데 파스타 면도 이만치나 종류가 많아서 재밌습니다. 어쩌면 요리의 종류는 누군가의 재미로 불어나고 있는게 아닐까요.
처음 하는 것은 늘 재밌습니다. 오랜 만에 다시 하는 것도 재밌구요. 재밌는 것들은 늘 숨차도록 뛰게 만듭니다. 너무 집중하는 날들에는 꿈에서도 무언가를 합니다. 그러다보면 무리하게 됩니다. 다른 것들은 밀리게 되고 노느라고 방학숙제를 밀려버린 학생이 된 기분이 돼요. 오늘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이라 기분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맛있는 저녁을 소화시키며 생각해보니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해야하는 복잡한 마음이 기분을 누른 것 같습니다. 다음주는 침착하고 이번 달을 잘 보낼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일상의 균형은 늘 쫓고 쫓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