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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라

머물지말고 흘러라

by 슬기

자연을 오래 보고 있으면 벅찬 마음이 올라온다.

자연에 귀 기울이면 계속 움직이고 있고 흐르고 있다.

일몰을 보러 갔는데, 잔잔한 물결의 시선에 압도되어 걸음을 멈췄다.

갈 수밖에 없었다.

나를 끌어당겼다.

사람들의 소음도 집어삼켜 버릴 정도의 웅장한 힘이 가득했다.

모든 풀벌레 소리가 내 길을 인도했다.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는데 물결의 합장은 조화로웠다.

세상이 이렇게 계속 변하고 있다.

꾸준히 변하고 있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늘 보여주고 있었다.

머물지 말고 흐르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오스트리아 출신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우리는 나를 가두는 우리 속에 있다.

내 한계에 봉착되어 머물고 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원래 이렇다는 고정관념.

나는 내가 다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의 능력을 모르고 죽는 사람이 허다하다.


어쩌면 저 죽은 통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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