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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가면.

천국 그 곳은 안녕하십니까.

by 슬기

소녀는 15살에 파괴되었다.

아빠의 부도.

축 처진 어깨는 매가리가 하나도 없다.

시간, 온도, 표정, 계절이 다 느껴져

그날 반찬도 알아.


내가 감히...


속이 미어지지만, 난 늘 환했다.

속이 타들어가지만, 난 늘 명랑했다.

속이 썩어가지만, 난 늘 또렷했다.


이 시간들은 땅에 묻혔다.

사실, 땅속에도 천국 어디에도 없어.

내 마음속 깊이 들어앉았지 뭐야.


죽을 용기는 어떤 베짱인지 몰라.

배짱도 그런 똥배짱은 갖기 힘들어.

낯선 아저씨한테 들었어.

이렇게 수컷은 죽을 때까지 가면을 쓰더라고..

좀 더 일찍 알았으면...


내가 살려줄게.

내가 기대줄게.

내가 손잡아 줄게.


고마워 날 낳아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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