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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휘력

방화문(防火門)

by 권승호

‘방화’는 재미있는 말이란다.

일부러 불을 지르는 일도 ‘방화’고

불을 끄거나 불날 것에 대비하는 일도 ‘방화’이기 때문이야.

일부러 불을 지르는 것은 ‘놓을 방(放)’의 방화야.

불을 놓는다는 의미지.

불을 끄는 일, 그리고 불이 날 것을 대비하는 일도 방화인데

‘막을 방(防)’의 방화란다,

불을 막아낸다, 불이 나지 않도록 미리 막는다는 뜻이지.

그러니까 방화문은 건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

불길이 밖으로 번져 나가는 걸 막기 위하여 설치한 문인 거야.


실화는 또 무슨 뜻이냐고?

‘실수할 실(失)’이니까 실수로 불을 내는 것을 말하지.

불이 나도록 하는 것은 똑같은데

일부러 불을 지르는 일은 방화고

실수로 불을 내는 것은 실화인 거야.

‘문’은 ‘문 문(門)’이라 했어.

대문, 창문, 방문, 정문, 후문, 현관문, 출입문 등에 쓰이지.

‘문(門)’은 ‘문’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직업이나 학술의 분야’라는 의미로도 쓰인단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직업을 전문직이라 하고

특정 상품만 파는 상점을 전문점이라 하며

특정 분과에 전문적인 지식과 자격을 갖춘 의사를

전문의(專門醫)라 하잖아.

입신출세를 위한 어려운 과정이나 시험을

등용문(登龍門)이라 한다는 것 알지?

‘오를 등(登)’ ‘용 용(龍)’이야.

물고기가 중국 황하 상류의 급류를 이루는

용문(龍門)으로 오르면 용이 된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지.

대변을 배설하는 곳인

‘항문(肛門)’의 ‘문’도 ‘문 문(門)’이냐고?

그래. 맞아. 들어오거나 나가는 곳이 ‘문’이고

대변 나가는 곳이 항문이기 때문에 ‘문 문(門)’인 것 맞아.

‘항’은 무슨 뜻이냐고?

‘똥구멍 항(肛)’이란다.

‘門’에 ‘입 구(口)’가 들어간 ‘問’은 ‘물을 문’이고

‘귀 이(耳)’가 들어간 ‘聞’은 ‘귀로 들을 문’이며

‘날 일(日)’이 들어간 ‘間’은 ‘사이 간’이야.

‘나무 목(木)’이 들어간 ‘閑’과

‘달 월(月)’이 들어간 ‘閒’은 ‘한가할 한’이란다.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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