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갖는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평생의 친구를 얻게 되는 것이요, 당신이 속해 있고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람을 갖게 되는 일이다. 마음속에 자녀와의 우정(?)을 지키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위기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라. 지금 하려는 행동이나 하고자 하는 말이 우리의 우정을 견고하게 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정신과 의사이자 현실치료 창시자인 윌리엄 글라서의 말이다.
자녀는 친구다. 평생 함께할 친구고 자신을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보호해 줄 친구다. 자녀에게 준 사랑만큼 자신의 사랑을 전해 준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이 말이 진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너나없이 자녀에게 진정한 사랑을 몽땅 주었으니 모든 부모에게 자녀는 진정한 사랑의 존재이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자신이 가장 많은 사랑을 준 자녀와 나쁜 관계를 맺는 일은 어리석어도 한참 어리석은 행위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이며, 그동안의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못난 행동인 것이다. 먼저 경험했고 좀 더 많이 알고 있는 인생의 선배로서 인내심을 가지고 인도해 주고 충고해 주는 것이 옳은 행동이지, 야단치거나 윽박지르는 일은 불행을 만드는 행동인 것 분명하다.
열일곱 살 아이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해 주지 않는 것은 판단력이나 절제력을 포함한 능력의 부족 때문이다. 열일곱 살 아이에게 운전 잘하기를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열일곱 살 아이에게 현명한 판단과 자제력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자녀는 아직 철들지 않은 아이이기 때문이다. 또, 20년 30년 전의 자기 자신의 모습 들춰보아라. 그 나이, 지금 자녀의 나이에 자신은 얼마나 현명하였고, 얼마나 자제력 발휘하였는가? 자녀의 어리석음에 박수를 보낼 수는 없지만 윽박지르거나 야단쳐서 안 되고 실망하거나 괴로워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부모이니까 꾸짖고 야단친다는 말도 옳지만, 부모이니까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야한다는 말도 옳지 않은가? 자녀의 입장에 서 보아라. 누구에게 투정 부리고 누구에게 답답함을 토로하며 누구 앞에 눈물을 보일 것인가? 부모이니까 기대고 싶고, 부모이니까 눈물 보이고 싶은 것 아니겠는가?
바람이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이 아니라 햇볕이 나그네의 옷을 벗겼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햇볕정책은 남북관계에서만이 아니라 부모자식 간에도 사용되어야 할 정책이다. 어느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정답은 용서인데 부모 자식 사이에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