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化粧品), 화장실(化粧室)
화장실의 ‘실(室)’은 집이나 방을 의미하고
화장품의 ‘품(品)’은 물건을 의미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테고
그러면, 화장품의 ‘화장’과 화장실의 ‘화장’은 같을까? 다를까?
‘화장’에서의 ‘화(化)’는 ‘될 화’야.
‘될’은 어떤 것이 다르게 변한다는 의미지.
성질이나 상태가 바뀌거나 변하는 것을 말해.
화장에서의 ‘장’은 ‘단장할 장(粧)’이란다.
‘단장하다’가 무슨 뜻이냐고?
잘 매만져 곱게 꾸미거나 가꾸는 일을 의미하지.
그렇기 때문에 화장(化粧)은
곱지 않은 모양을 곱도록 만드는 일이라는 뜻인 거야.
‘화장’에 ‘물건 품(品)’이 더해진 화장품은
화장하는 데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의미로
분, 로션, 크림, 향수 등을 가리킨단다.
‘집 실(室)’을 쓴 화장실(化粧室)의 글자 그대로의 뜻은
화장하고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만드는 공간이야.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변소(便所)’를 대신하는 말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어.
‘변’이 ‘대변’ ‘소변’이라는 의미이기에
변소라는 말을 사용하기 싫어했던 것 같아.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손을 씻고 하니까
잘못 붙여진 이름은 아니야.
사찰(寺刹)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라 부른다는 사실, 아니?
‘해결할 해(解)’ ‘근심 우(憂)’ ‘장소 소(所)’로
근심을 해결하는 장소라는 뜻이란다.
단어의 끝에 ‘화(化)’가 붙으면
‘그 단어의 의미로 되다’라는 뜻이라는 사실을 알면 좋겠어.
‘A화’는 A 아닌 것이 A로 되었다는 의미라는 사실,
‘민주’ 아니었는데 ‘민주’로 되는 것이 민주화(民主化)고
‘자유’가 없었는데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자유화(自由化)며
강하지 않았는데 강하게 되는 것은 강화(强化)야.
어떤 일이나 관계가 나쁘게 변함은 악화(惡化)고
깨끗하지 않았는데 깨끗하게 되는 것은 정화(淨化)란다.
‘대중화’라는 말 많이 들어보았지?
대중이 ‘큰 대(大)’ ‘무리 중(衆)’으로
‘큰 무리’ ‘대다수의 사람’이라는 의미이니까
대중화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친숙해지는 현상이란다.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