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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휘력

수선(修善) 세탁(洗濯)

by 권승호

요즘은, 헌 것은 버리고

새것을 사는 일이 일반적이지만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장 난 물건이나 낡은 물건을

고쳐서 다시 쓰곤 했어.

우산이나 주방용품을 고쳐서 사용하였고

옷이나 신발이나 양말도 기워서 사용하곤 했지.

이렇게 고쳐서 사용하는 일을 수선이라 하는데

‘고칠 수(修)’ ‘좋을 선(善)’으로 고쳐서 좋게 만든다는 의미야.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 고친다는 해석도 가능하지.

‘수리’도 비슷한 말인데 ‘리(理)’는 ‘다스리다’는 의미란다.


‘선(善)’이 ‘착할 선’ 아니냐고?

맞아. 그런데 ‘착하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좋다’ ‘잘하다’는 의미로도 쓰인단다.

잘못을 고쳐서 착하게 된다는 개과천선(改過遷善)에서는

‘착하다’는 의미이지만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에서는

‘좋다’라는 의미고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잘 싸웠다는 선전(善戰)에서는

‘잘한다’라는 의미인 거야.

‘어아선자아역선지’하고 ‘어아악자아역선지’하라는 말이 있어.

한자로는 ‘於我善者 我亦善之 於我惡者 我亦善之’인데

나에게 착하게 대한 사람에게 나 또한 착하게 대해야 하고

나에게 악하게 대한 사람에게도

나는 또한 착하게 대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세탁은 ‘씻을 세(洗)’ ‘씻을 탁(濯)’으로 물로 씻는다는 의미야.

때 묻은 옷이나 가죽을 물이나 약품 등에 빠는 일을 가리키지.

몸이나 옷에 묻은 때나 얼룩 등을

씻어 내거나 뺄 때 쓰는 물건을 비누라 하는데,

세탁비누가 있고 세숫비누가 있다는 것은 알지?

‘씻을 세(洗)’ ‘씻을 탁(濯)’의 세탁은 빨래한다는 의미고

‘씻을 세(洗)’ ‘손 수(手)’의 세수는 손을 씻는다는 의미야.

글자로는 손을 씻는다는 의미이지만

얼굴을 씻는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지.

세뇌시킨다고 할 때의 ‘세’도 ‘씻을 세’냐고?

맞아. ‘씻을 세(洗)’ ‘정신 뇌(腦)’로

정신을 씻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만든다는 의미야.

어떤 특정한 사상이나 신념을 머릿속에 주입하거나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을 세뇌(洗腦)라 하는 거야.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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