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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bee Sep 03. 2024

몽골을 엿보다(3)

고비사막,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6/8(토)


오늘은 드디어 '고비사막', 그리고  리틀사막? 같은 드디어 낙타를 탈 '헝거링엘스'!

역시나 몽골의 이동은 7시간... 길은 울퉁불퉁, 에어컨 없이 살인적 더위에 창문이라도 열면 모래바람이 얼굴로 오는 이런 상황, 하지만 이게 다 낭만 아닌가?


하나, 둘, 셋 '청춘!!!"


그래도 이동시간이 내심 걱정됐는지 혹은 따뜻한 술들이 입에 안 맞았는지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지 못해 속이 뒤집어지거나 많이 힘들진 않구나... 생각하던 그때, 갑자기 '모긔'(우리의 드라이버)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 차를 세우더니 '튜메'의 "우리 여기서 몽고르 전통식으로 라묜 점심으로 머굴 거어요. 몽골은이렇게 가다 아무 데서나 밥머거요"라는  

네??? ???스러운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이건 뭘까....

너무 덥고 모래 바람 부는 사막 한가운데서 신라면이요....? 유구무언, 긍정왕 튜메는 즐겁게 라면을 끓이고 우리에게 주어진 돗자리 2개. 와... 이게 되는구나.


어이가 없지만, 이 더위에 즐거이 준비해 주는 두 명을 보며, 우리도 어느덧 푸르공을 그늘 삼아 앉아, 먹기 시작했다. 오이시! 맛있구나. 이렇게 추억하나 더 적립. 돌아온 후 누군가 물어보면 베스트 5 안에 드는 추억으로 나오곤 한다. :)


3-4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헝거링엘스'. 모래폭풍이 지나가는 것도 보고, 마르고 털이 뜯긴 약간 불쌍한 낙타를 타게 되었다. 냄새가 장난 아니랬는데, 막상 타보니 장갑이 필요 없겠는걸?

말과는 차원이 다르게 거의 냄새가 안 났고, 누군가 낙타의 혹을 만지지 말랬는데,,, 우리의 승아, 약간 기울어진 혹을 똑바로 세우고 싶어 계속 만지작 거렸더니, 슬로 모션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여차하면 침이라도 뱉을듯한 그 표정...


'하지 말란 건 하지 말자. 그냥 하지 말자.'


그리고, 헝거링 엘스는 리틀사막답게 코스 중에 오아시스 같은 강도 있고, 작으나마 협곡도 있는데, 예쁘단 말로 표현이 안 될,,, 뭐랄까 경이로웠다. 다른 세상에 온 느낌.

별을 담을 때완 다른 느낌으로 눈에, 그리고 머리에 새기기 위해 열심히 눈도장을 찍었다.


그 후, 동쪽으로 약간 이동하면, 드디어 두 번째 메인, 살면서 꼭 한 번은 가보라는


고. 비. 사. 막


요즘은 인터넷이 참 잘 발달되어 있는 덕에 모자, 고글, 수면양말, 방수팩, 버릴 옷들까지 준비완료! 그리고 사진에 잘 나올듯하게 파란 옷 플러스 노란 썰매 준비 끝.

나 운동한 여자야 싶어 호기롭게 오르기 시작하는데,,, 네? 발이 이렇게 빠지고 모래바람이 이렇게까지 때린다고요???


이게 발이 누군가 잡아당기듯 하니 한걸음 한걸음 떼기가 아가가 첫걸음마 떼듯이 어렵고 오래 걸렸다. 아, 여기서마저 인생을 배우는 구니나. 너무 감사하지만, 배가 너무 고프다! 이럴 여유가 없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봉우리는 아니지만 중간까지 등반 완료!

6명 중에 그래도 2명만 성공한 그걸, 제가 했습니다. 뭐... 썰매는 생각만큼 밀리진 않았지만 뭐 어떤가, 사진만 남기면 되지:) 도장 깼으니, 다신 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드디어 기대 없던 우리의 '고비 디스커버리 캠프'에 도착!


일단, 게르는 게른데... 자꾸 천장에서 모래가 떨어져요 선생님.... 핸드폰을 책상에 두면 모래가 쌓여요... 뷔페는 먹을 게 없어요... 샐러드만 맛있어요....

과자 까자 얘들아. 그래도 따뜻한 물은 잘 나온다!!! 했더니... 뜨거운 물만 나오고 찬물이 안 나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화상 입을 것 같은데,,, 왜 중간이 없어요?


어찌어찌 씻고, 그것도 마을 입구와 끝에 한 개씩 잡아주신 센스 있는^^ 덕에 한 게르에서 이제 놀까 했는데 네, 전체 전등 소등이요:)

핸드폰 두 개로 각자 머리 쓰듯 게르에 달아놓고 더워서 문을 열어놨더니, 처음 보는 각종 벌레들의 공격^^


역시 몽골, 너,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그 환경을 깨고도 벌써 3일 차 잠들기 아쉬운 우리는 게임도 하고, 무서운 이야기도 하며 다른 게르의 떠드는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밤을 지새웠다.


아, 이곳은 별이 한국만큼만 보인다. '카라반세라이'에서 마지막에 에어배드에 누웠던 시간이 없었다면 너무 마음이 아팠을 것 같아, 우리 스스로를 칭찬했다.


떨어지는 모래를 피하기 위해 가습마스크를 쓰고, 몸을꽁꽁 싸고 케리어도 다시 여미고, 핸드폰도 이불속에 넣어 안고 3번째 밤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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