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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bee Aug 22. 2024

몽골을 엿보다(2)

아아...갤럭시

6/7(금)

다음날, 몽골의 아침은 어제가 무색하게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반짝 빛나며, 따스했다.

오늘의 콘셉트는, ‘사진에 잘 나오게, 쨍한 색으로!’

도리가 생각나는 거북바위 앞에서 몽갬팸과 함께 사진을 대충 찍고(별로일 줄 알고 그냥 막 찍었는데, 잘 나왔다는 학계의 전설...)


 길거리에 깔린 마르고 하얀 얼굴의 소들도 이젠 놀랍지 않다. 차가 가도 그사이를 건너가는 양 떼들과 그를 조용히 기다려주는 몽골 운전자 간의 서로 공생관계도 꽤 마음에 든다.

주인이 있는 건가 싶은 낙타 떼를 보고, 잠깐 정차해서 주인 행세도 해보며 7-8시간여를 달리며 중간에 들어간 한식당.

 메뉴는 닭갈비, 돌솥비빔밥등이었고 맛은 한국이 한 스푼 섞인 맛이었다.(양이 아니라 만족)

한편에서 저녁에 행사가 있다며 풍선을 불던 사람들이 계속 풍선을 터트려...우리 유정이는 참지 않지!!! 가서 싸웠다!!! 서로 말도 안 통하면서 각자의 언어로.. :)

 큰 싸움되기 전에 우리 치와와 유정이를 데려와 마저 식사를 마친 후, 도착한 ‘차강소브라강(a.k.a 몽골의 그랜드캐년)’


 물! 론! 그랜드캐년을 가보진 못했지만, 하노이의 ‘요정의 눈물’ 같은 캐년과는 비교가 안되게 웅장했고, 그 경이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그대로 담기지 못하는 카메라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이곳에서 가장 좋았던 건 세월이 그대로 드러난 협곡과 고스란히 바다를 간직하여 색색이 바랜 지층들이었다.

 한참을 사진을, 특히, 유정이와 우정사진을 많이 찍고 숙소 중 가장 기대했던 ‘카라반세라이’ 숙소로 이동!


 남쪽으로 이동하며 푹푹 찌는 살인 더위 탓에 더위를 먹어, 너무나도 배가 고팠으나 간단하게 준비된 뷔페 저녁을 먹고 만나기로 했다.

 이곳도 찬물이다... 소리 지르며 샤워하는 건 매한가지:) 오늘의 숙소는 2인 1실! 유정이와 짝꿍이 되어 텐션을 올리기 위해 다른 방에 들어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모두들 끌고 나오기 성공! 어둠이 내려앉은 몽골 사막 한가운데, 불도 꺼져버린 식당에서 테라스에서 각자의 사람들 은 탁자 위 랜턴으로 고요함을 이겨내고 있었다. (모든 이들이 한국인이었던 건 안 비밀)

 언니의 별이 수술 이야기, 각자 살아온 이야기 등을 한참 나눈 뒤, 누군가 외친 “하늘 좀 봐”란 말에 모든 이가 일제히 고갤 들었다.


 아... 갤럭시. 내가 여기 온 이유구나, 눈 안에 쏟아져 내릴 듯한 별들.....


이렇게 앉아만 있을 순 없지! 정리 후 숙소에서 에어베드 6개를 들고 나와 일렬로 숙소 앞 벌판에 누웠다. 에어베드에 공기를 넣겠다며 뛰어다니던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예뻤어서 아직도 미소가 지어진다. 여하튼, 공기가 흐물 해져 엉덩이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한 시간 반 정도였으려나... 들리는 건 가끔씩 누군가 지긋이 말하는 ‘우와...’ 소리 보이는 건 숙소마다 켜진 방번호 표시뿐.


별똥별이 이렇게 많이 떨어지던가, 떨어지는 수에 맞춰 소원을 빌다 이마저도 포기하고 그저 멍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하늘은 다 주지 않는다. 그저 눈에 담에 갈 뿐. 다소 유치했지만 ‘별 떨어진다, 별 보러 가지 않을래’등 별에 관련된 노래들을 들으며 그 밤을 즐겼다. 자신의 마지막을 불태워 반짝이며 사라지는 ‘별똥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내 인생도 한 번쯤은 정말 반짝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혹은 매 순간 별똥별이 될 수도 있으니, 멋들어지게 하루를 만들어 보자.


 숙소로 들어와, 유정이와 재잘재잘 떠들다 어느새 잠들어 다음날 알람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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