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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박 Oct 27. 2019

아시아균학회 학술대회 2019 (AMC2019) 참관기

곰팡이 이야기 22

  

4년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길다는 생각이 든다. 2015년 인도, 고아에서 열린 AMC 2015 참석 이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회활동을 열심히 못하였다. 그 사이에 베트남에서 열린 AMC 2017을 건너뛰었을 뿐인데 아시아균학회 학술대회가 많이 낯설었고 또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주요 학자들과 학문의 방향만이 바뀐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하는 사회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비록 4년 사이지만 그 사이에 사회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긴 문장을 읽는 시대에서 이미지를 통하여 느끼는 시대로 변하였다. 따라서 본 참관기도 글 보다는 표와 그림 위주의 이미지 전달 위주로 작성코자 한다. 2015년에 필자가 작성한 AMC 2015와 비교하여 읽으면 흥미로울 것 같다.  

  

AMC 2019 개요

아시아균학회학술대회(Asian Mycological Congress, AMC)는 아시아균학회(Asian Mycological Association, AMA)가 2년마다 개최하는 아시아 균학자들의 교류의 장이다.


한국이 2011년에 AMC를 개최한 이래 2013년에는 중국, 15년에는 인도, 17년에 베트남을 거쳐, 19년에는 일본의 미에(三重)현 쓰(津)시의 미에예술센터에서 개최되었다. AMC가 미에현에서 개최된 것은 아마도 세계미생물학회연합(IMA)의 집행위원(Executive committee) 중의 한명으로 균학계에 영향력을 가진 Chiharu Nnakashima 교수가 미에대학에 근무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학회는 10월 1일(화)에서 4일(금)까지 4일간 개최되었다.    


AMC 2019는 기본적으로 일본균학회(Mycological Society of Japan, MSJ)가 주최하였지만 별도의 조직위원회(Organizing committee)를 구성하였는데 회장은 일본균학회의 원로인 Toru Okuda, 부회장은 흰가루병 연구로 유명한 미에대학교의 Susumu Takamatsu, 총무는 Yosuke Matsuda, Chiharu Nakashima, Takashi Shirouzu가 맡았다. 이러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Okuda 조직위원장은 본 학술대회는 국제적인 네크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Chiharu Nakashima 교수의 역할이 가장 컸음을 마지막날의 연회장에서 인정하였다.


개인적으로도 Nakashima 교수는 벌써 올해초부터 심포지움 쎄션의 좌장을 부탁하였고 관련된 서류와 경비를 챙겨주었으며, 학회 후 토요일 새벽에 쓰시역에서 공항가는 차편을 직접 제공하기도 하였다. AMC 2019에는 조직위원회 외에도 각 심포지엄의 좌장으로 구성된 학술프로그램위원회(Scientific program committee)를 구성하여 이들이 소속감을 높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임영운, 최영준, 한갑훈 교수님도 학술프로그램 위원회의 멤버에 포함되었다. 


이번 학회는 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인원이 참석한 성공한 학회로 평가받는다. Nakashima 교수에 의하면 이번 학회에 462명이 등록하였으며 일본이 165, 중국이 80, 한국 48, 태국 38, 대만 30, 필리핀 21, 말레이시아 12, 인도네시아 9, 인디아 7명 순이었다.  

  

학술행사

학술대회의 주요행사는 뭐니 뭐니 해도 학술발표다. 학술발표는 표 1과 같이 6건의 전체강연, 3건의 기조강연, 그리고 26개 쎄션(session)의 약 130건의 구두발표, 그리고 180건의 포스터 발표로 구성되었다. 학술발표 외에도 3건의 사전 워크숍과 2건의 탐방 그리고 세계균학회 집행부 회의 및 아시아균학회 대표회의가 열렸다. 


표 1. AMC 2019 학술행사

전체강연(Plenary lecture)은 독일 Marc Stadler의 곰팡이로부터의 활성 물질 발굴, 중국 Xingzhong Liu의 동충하초 이야기와 일본 Haruki Yamada의 전통초본 약재 Kampo 등을 이용한 신약개발로 구성되었다. 이 중에서 특히 Liu 박사님의 중국 동충하초 연구에 대한 발표가 흥미로웠다. 중국은 동충하초[Ophiocordyceps sinensis(학명), Chines cordyceps (일반명)]의 인공재배에 성공하였으며, 충초[虫草, cordyceps (일반명)]로부터 다양한 약리성을 가진 물질을 개발하여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으로 개발하여 수조원대의 시장 창출에 성공하였다. 특별히 Liu 박사는 발표자료 파일을 필자에게 제공하였고 한국인들과의 공유를 허락하였으므로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발표 파일을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의 동충하초 산업에 대하여 전체강연하는 전임 아시아균학회장님


추가의 전체강연이 마지막날 오후에 있었는데 여기에는 세계균학회장인 Wieland Meyer의 의진균의 세계적인 연구동향, Robert Samson 박사님의 Aspergillus와 Penicillium을 포함하는 Trichocomaceae의 분류와 응용에 대하여 그리고 전년도 일본균학회장인 Yuichi Yamaoka 박사의 Ophiostoma의 분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Wieland Meyer 박사의 의진균 분류와 DB 등의 최신 동향에 대한 강의가 매우 인상 깊었다. 


이어 기조강연으로 한국, 태국, 타이완을 대표하는 학자들의 발표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서건식 교수님이 우리나라의 버섯 산업과 연구동향에 대하여  정리하여 발표하였으며 내년에 있을 IUMS2020에 대하여 깨알 홍보까지 해 주셨다.

한국의 버섯 연구와 산업에 대하여 기조강연하는 한국균학회장님


구두발표는 26개의 쎄션으로 구성되었다. 실제는 23개의 oral session과 3개의 특별흥미그룹(Special Interest group)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 간의 특별한 차이는 없었다. 26개 중의 10개는 분류와 관련된 쎄션이었는데, 각각 난균문, 병꼴균문/수생균, 자낭균, 담자균, 흰가루병균, 효모, 곤충병원성균, 균근균, Aspergillus, Penicilllium의 분류를 주제로 하였다(표 2.). 그 외에 생태쪽이 4개, 유전학이 2개, 생리 쪽이 2개, 그리고 식품미생물학, 버섯산업, 식물병리학 등을 포함한 응용분야가  8개 쎄션으로 구성되었다. 


각 쎄션은 90분의 시간이 주어졌으나 발표가 4-5명, 많게는 7명의 연사가 발표하는 바람에 시간에 쫓기어 깊이 있는 발표를 할 수 없는 쎄션도 있었다. 또한 구두발표가 주로 오후에 잡혀 있었는데 같은 시간대에 4개의 쎄션이 동시에 진행되는데다가 강연장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듣고 싶은 강의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표 2. 구두발표 쎄션

이번 학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발표는 포스터 발표였다. 주최 측은 포스터발표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전 기간에 걸쳐서 포스터를 게재할 수 있게 하였고 포스터 게시공간에서 의도적으로 포스터 믹스 시간을 제공하여 많은 이들이 포스터를 관람하도록 유도하였다. 특히 포스터발표를 한 180 건에 대하여 참석자들에게 2분간이나마 연단에 서서 구두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발표 양식은 학회홈페이지에 사전 공지하였으며 발표 자료는 당일 발표시간 전에 제출할 수 있게 하였다.  

학회 제공 포스터 구두발표 양식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나라에서 참석한 젊은 균학자에게 좋은 추억을 제공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발표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또한 가슴에 담아 선진국의 큰 무대에 선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학회에 주도적으로 참석하도록 배려한 주최적의 노력이 느껴진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 많은 균학자를 학회로 불러 온 것이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발표를 진행하다 보니 동시간대에 6개의 쎄션이 함께 진행되는 바람에 쎄션별 참석자가 적은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포스트 구두 발표


AMC2019의 한국균학회원

Nakashima 박사는 한국인이 48명 등록하였다고 했으나 실제 참가자는 이보다는 다소 적은 것으로 생각되나 어쨌든 많은 한국균학회원이 참가하였다. 한국균학회 회장님께서 바쁘신 일로 목요일 오전에 학회를 떠나게되어 급하게 모인 사람들 위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였다.

AMC 2019 한국인 참가자 단체사진. 급하게 찍는 바람에 많은 참석자들이 빠져 있다.

 

한국균학회는 2021년에 아시아균학 학술대회를 유치하고자 유치위원단을 꾸리고(유치위원장 이향범 교수님) 본 학회에 참석하였다. 차기학회 장소는 10월 4일 오전에 열린 아시아균학회대표자회의(AMA meeting)에서 결정되었는데 한국은 아쉽게도 태국에 이어 2위의 표를 얻었다. 하지만 한국대표로 참석한 이향범 교수님의 노력으로 차차기인 2023년의 아시아균학술대회를 한국에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번 학회에 한국균학회원들이 다양한 학술발표에 참가하였다. 먼저 서건식 회장님은 한국의 버섯 연구와 산업동향에 대하여 기조발표를 하여 한국의 버섯 연구 현황을 널리 홍보하였다. 또한 임영운, 최영준, 한갑훈, 홍승범 박사는 쎄션의 좌장으로 참여하여 발표자를 선정하고 훌륭한 발표를 유도하였다.

난균뮨 종 바코드 쎄션의 좌장 최영* 교수


그리고 고재덕(낙동강생물자원관), 박혜옥(한국교원대학교), 임영운(서울대학교), 전선정(전남대학교), 허아영(안동대학교), 홍승범(국립농업과학원) 박사가 심포지엄의 구두발표를 하였다. 아울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공원식 과장님과 경상대학교의 노현수 교수님은 학술대회 전의 교토대학교에서 열린 ‘재배버섯의 유전전다양성과 분자 육종 워크숍’에 연사로 초청되어 연구결과를 공유하였다.


한편 내년에 대전에서 개최되는 세계미생물학회연합학술대회 (IUMS 2020) 홍보를 위하여 학회 내내 선전전단과 작은 기념품을 배포하였다. 그리고 학술대회 종료 연찬회에서는 IUMS2020 사무부총장인 한갑훈 교수가 발언 기회를 얻어 아시아균학회원들이 IUMS2020에 많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폐회 만찬장에서 IUMS 2020을 홍보하는 한갑* 교수


특별히 눈에 띄는 참가자가 아시아균학회에는 처음으로 참가한 안동대학교 최형우 교수님이었는데 전체강연 등의 다수가 함께 하는 강연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학회장의 토론분위기를 선도하였다. 이외에도 최형우 교수님은 한국인이 모인 자리에서 솔선수범하여 일을 처리하여 활력을 불어 넣었다.  

  

기타 학회 이모저모

폐회식에서는 아시아미생물학회 대표자회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먼저 차기 아시아미생물학회의 임원진이 보고되었는데 기존의 중국의 Xingzhong Liu 회장, Lei Cai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태국의 Saisamorn Lumyong (Chiang Mai Univ.) 회장, Kevin David Hyde (Mae Fah Luang Univ.) 사무총장이 발표되었다. 또한 AMA 대표자 회의에서는 부회장으로 중국의 Lei Cai 박사와 한국의 이향범 교수가 추천되었다고 하였다.


 이어서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Kevin 박사님의 사회로 시상식이 이어졌다. 아시아균학자상(Distinguished Asian Mycologist Award)은 인디아 국가과학원의 Davis Joseph Bagyaraj 박사가 수상하였는데 그는 최근 120편의 논문 등을 출판하였으며 2,169회 인용되었다. 이어 젊은아시아균학자상(Young Asian Mycologist Award)은 미에대학교의 Takashi Shirouzu 박사가 수상하였다. 

아시아균학자상 발표


이어 차기 아시아미생물학술대회 장소가 발표되었다. 태국, 한국, 말레이시아가 입후보하여 태국이 9표, 한국이 7표, 말레이시아가 3표를 득표하여 AMC 2021은 태국의 방콕으로 선정되었다. 사회를 맡은 Kevin 박사는 차차기 개최국도 함께 소개하였는데 2위를 득표한 한국이 AMC2023의 개최국이 되었음을 공지하였다. 이어 태국의 Jennifer Luangsaard 박사가 2021년 아시아균학학술대회 개최지 태국에 대하여 소개하며 많은 참석을 요청하였다.

AMC 2021 개최지 태국을 발표하는 신임 아시아균학회 사무총장 Kevin Hyde

 

성공적인 학회 개최를 위한 일본균학회의 세심한 배려가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개회식이 열리는 대강당 앞에서의 접수대는 여느 학회와 다른 점이 없었으나 접수대 옆에 Cloak 라는 표지판을 세우고 참석자들이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여행사에서 나와 접수대에 자리를 하면서 참석자들의 기차, 배, 비행기 표등의 발권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인상 깊었던 것이 점심 도시락이었다. 학술대회 기간 동안에 매일 점심으로 도시락을 제공하였는데 이 때에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식 도시락을 별도 제공하였다. 그리고 기도실(Prayer room)을 별도 제공하여 이슬람문화권에서 참석한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배려도 빠뜨리지 않았다.

AMC 2019의 조직위 사무국장 Chiharu Nakashima 교수의 폐회 만찬장에서 감사 인사


이상으로 아시아균학학술대회 2019의 보고를 마치고자 한다. 아무쪼록 아시아균학자들에게 좋은 공유의 장을 마련한 일본균학회와 적극적으로 참석하여 지식을 공유한 한국균학회에 감사를 드리며 2021년 태국학회에서는 더욱 발전된 아시아균학학술대회가 되기를 빌어본다.    <20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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