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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박 Apr 07. 2020

비누와 마이크로바이옴

곰팡이 이야기 28

비누와 마이크로바이옴

     

샤워할 때에 바디클렌저를 사용하세요?

입냄새를 없애기 위하여 가글액은요?

그리고 감기가 오면 어떻게 대처하세요?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치과의사 김혜성의 책,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이다’를 기반으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질병의 정의

     

질병은 나쁜 병원균이 일으키고 이 원인 병원균을 박멸함으로써 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미생물병인설이 20세기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특정부위의 미생물 분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의 발달은 질병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병원균은 늘 존재하는데 다른 미생물과의 균형이 깨어져 과다하게 증식하거나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에 병이 발생한다. 즉 경쟁 미생물이 약하거나 몸의 수비가 약한 기회를 틈타서 병원균이 상대적으로 득세하여 병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피부, 호흡기 계통에 늘 존재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병을 일으키지 못하다가 주변 미생물과의 균형이 깨지거나 또는 면역이 약해지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에서  피부감염, 호흡기감염, 식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인체와 미생물

     

사람은 약 100조개의 미생물을 가지고 있고 이들은 1-3kg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 몸 전체에 분포하는 데, 이 중에서 높은 빈도로 분포하는 데가 공기와 접하는 피부와 음식물이 통과하는 소화기관, 그리고 공기가 다니는 호흡기관 그리고 소변을 배출하는 요로와 생식기관이다.

     

피부야 뭐 누가 보더라도 미생물이 많은 공기와 접하는 곳이니 쉽게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몸속으로 간주할 수도 있는 소화기관과 호흡기관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소화기관과 호흡기관도 피부와 다르지 않음을 이해할 수가 있다. 소화기관은 외부로부터 음식이 들어와 부서진 후에 쓸 만한 것은 몸속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것은 그대로 통과하는 통로이다. 즉 잎에서 항문으로 이어지는 관이고 이 관의 안쪽은 몸 안이 아니고 몸 바깥이다.

     

호흡기관도 마찬가지다. 외부로부터 입이나 코로 들어온 공기가 기도를 통해 허파(폐)로 가서 산소를 준다. 그리고 온 몸에서 호흡한 결과로 나온 이산화탄소를 받아서 이번에는 역순으로 와서 공기중으로 배출한다. 소화기관이 입에서 항문까지 통하는 관이고 이 관에는 음식이 들어 있다면 호흡기관은 입에서 폐까지 이어지는 관이고 여기에는 공기가 들어있다. 따라서 호흡기관에는 공기 중에 있는 미생물들이 많고 이들이 기분에 맞지 않으면 감기, 기관지염, 폐렴을 일으킨다.

     

요로와 생식기관도 같은 이치이나 왠지 이야기하기가 거시기하니 그냥 넘어간다.

     

     

샤워할 때에 바디클렌즈를 사용하세요?

     

피부, 소화기계, 호흡기계 중에서 먼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부터 이야기 해보자.

     

공기 중에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있다. 따라서 공기에 노출된 피부에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 수 밖에 없다. 저자(김혜성)는 직접 자신의 콧잔등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분석하였는데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과 코리네박테리움(Corynebacterium)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높은 비율로 존재하였다. 이들은 공기 중의 많은 산소와 피부의 적당한 습도를 배경으로 피부의 각질과 피지 등을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포도상구균이 50%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는데 포도상 구균 중에서도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25% 이상으로 단연 우점하였다. 이 황색포도상구균은 항생제 저항성으로 유명한 종인데 미국에서는 이 균의 약 1%가 어떤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소위 슈퍼박테리아고, 매년 약 1만명이 이 세균으로 죽는다고 한다(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4월 6일 현재 186명이다).

     

위키미디아에 의하면 비누는 “세수하거나 빨래할 때 쓰는 계면활성제로, 지방과 수산화 나트륨의 중합 반응에 의해 생성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비누, 샴푸, 바디클렌저 등 소위 개인위생 용품의 주된 성분은 계면활성제이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친한 친수성과 기름과 친한 소수성을 모두 가진 물질로 계면 즉 두면이 맞닿아 있는 면을 활성화시켜 서로 떼어놓게 하는 물질이다.

     

빨래할 때는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부분이 옷의 기름에 붙은 후에 둥근 막을 만들고 물과 섞이지 않기 위하여 떠다님으로써 계면이 활성되어 기름이 옷으로부터 분리 된다. 세수할 때에 계면활성제는 우리피부의 피지와 각막과 결합하여 원래 살로부터 이들을 분리 제거한다.

     

20세기의 과학적 사고라면 비누를 사용하여 황색포도상구균의 먹이가 될 수 있는 피부의 각질까지 최대한 벗겨 내어 포도상구균의 씨를 말려야 한다. 그 때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먼저 떼를 밀고 2차로 비누를 사용하여 남은 각질까지 깨끗하게 제거하고는 크림을 바르고 반질반질해진 피부에 만족감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황색포도상구균은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다. 아니 결과적으로 황색포도상구균이 더 많아졌다.

     

저자의 피부에서 설명하였듯이 피부에는 포도상구균과 코리네박테리움이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며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비누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부를 보호하는 정상적인 각질층을 벗겨내고 또한 거기에 살고 있는 정상적인 코리네박테리움까지 씻어 내버린다. 코리네박테리움은 상대적으로 포도상구균에 비하여 비누와 항생제에 대하여 저항력이 약하다.

     

결국 적군인 포도상구균을 잡을려고 비누를 쓰는데 우군인 코리네박테리움이 먼저 잡히고 이에 적군은 오히려 견제 세력이 없어져 더욱 활개를 치게 한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틀어서 미생물간의 견제와 균형과, 그리고 이 미생물들과 사람의 면역과의 균형을 강조한다. 따라서 저자는 미생물간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이 미생물들의 절대적 숫자가 많아져서 사람을 면역을 넘어서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저자는 절대적인 미생물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 외출 후에 잘 씻을 것을 강조한다. 실제 저자는 아침 저녁으로 두 번 샤워를 하여 피부의 절대적인 미생물의 숫자를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피부의 미생물간의 균형을 깨지 않기 위하여 샤워 시에 비누나 바디클렌져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미생물의 절대 숫자는 낮게 유지하되 인위적인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미생물간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수영장을 다니게 되면서 아침에 샤워를 한다. 수영 후에는 바디워셔를 온 몸에 잔뜩 묻히고 때수건으로 가볍게 전신을 닦아 주었었다. 그런데 연식이 되어서 그런지, 건성 피부여서 그런지 겨울에는 바디크림을 잔뜩 발라줘도 몸이 가려웠다. 그래서 점차 수영 후 샤워 때에 바디워셔 없이 그저 물로만 씻었다. 그랬더니 가려운 부분이 해소되어 최근에는 바디워셔를 거의 쓰지 않는다.

     

다만 주말에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서 땀을 흠뻑 흘렸을 때는 바디클렌저를 사용하고 때밀이 타올을 이용하여 전신에 분비된 땀을 씻어 주려고 한다. 이 때에도 그저 몸을 가볍게 마찰할 뿐 때를 빡빡 밀지는 않는다.

     

어쨌든 샤워할 때에 더 이상 바디클렌저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다. 나는 내 나름의 경험에 의하여 바디클렌져를 쓰지 않게 되었는데 이것이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저자 김혜성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 의한 주장과 잘 맞아 떨어진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 생활에 가까이 와 있다!

     

<2020.04.09.>

     


<다음 순서>


입냄새를 제거를 위하여 가글액은요?

(소화기관과 마이크로바이옴)

     

감기에는 어떻게 대처하세요?

(순환계와 마이크로바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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