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이야기 51
모방송국의 Wood Wide Web (나무간 곰팡이 통신망)에 대한 촬영 요청이 있었다. 이 분야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사양했지만 외국인 학자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땜방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급하게 책과 논문을 몇 줄 읽고 촬영에 임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TV에 방영되었고 유튜브에까지 게시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D8WP1GAGcA
위 유튜브는 Wood Wide Web의 제목을 달고 있지만 실제 해당내용은 4분 37초부터 3분간에 불과하다. 이것만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 곰팡이의 지하 땅속 세계 Wood Wide Web에 대하여 공부한 것을 잊혀지기 전에 기록해 둔다.
국립농업과학원에는 여기산이라는 작은 산이 있다. 하지만 산세나 수종은 유명 산에 뒤지지 않는다.
본관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면 먼저 곤충생태원이 나온다. 생태원에는 곤충들의 먹이가 되는 다양한 꽃들과 그들이 서식지인 곤충호텔 등이 있는데 봄과 가을에는 찾는 이들이 많다.
곤충나라를 지나 여기산 숲속길에 들어서면 바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숲의 세계가 펼쳐진다. 아니 곰팡이의 세계가 펼쳐진다.
지구상의 주인은 누굴까? 당연히 식물이다. 지구상의 전체 생체량의 80% 이상을 식물이 차지하고 있다. 이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식물은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모든 생물이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당분을 만든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식물이 만들어 놓은 당분을 소비하며 살아갈 뿐이다. 동물이 없어도 식물은 살아갈 수 있지만, 식물이 없으면 동물은 살아갈 수 없다.
그럼,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체인 식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핵심 파트너는 누구일까? 사람을 포함한 동물? 아니다! 동물은 식물의 생장에 방해자일 뿐이다. 그럼? 식물의 동행자는 의외로 곰팡이다. 물론 세균도 식물과 협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세균은 동물의 동업자에 가깝고 곰팡이가 식물의 동업자이다.
먼저 곰팡이는 식물의 사후 처리를 맡아준다. 식물이 사후에 빨리 토양으로 환원되어야 그 영양소를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식물이 탄생할 수 있다. 이렇게 죽은 나무 둥굴 또는 이파리를 분해하는 곰팡이를 우리는 부생곰팡이이라고 한다. 일반 곰팡이를 포함하여 느타리, 양송이 등의 많은 버섯들이 부생곰팡이다.
여기산은 부생곰팡이의 천국이다.
산 속에 뿐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의 식품, 가구, 의류, 서적 등에 피는 대부분의 곰팡이도 부생곰팡이다. 이들도 산속의 곰팡이 마냥 사후 식물을 토양으로 환원시키는 소명을 다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끼는 것을 분해하는 바람에 사람으로 부터 각별히 미움을 받고 있다.
부생 곰팡이, 식물 분해자로써 역할을 하는 곰팡이는 이제 일반인에게도 꽤나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식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식물의 동반자로서의 곰팡이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여기산 정자에서 숲속길을 반시계방향을 돌자면 먼저 참나무 숲을 만난다. 참나무류는 생장에 있어 곰팡이의 도움을 많이 받는 식물이다. 숲속길 가에 있는 참나무의 뿌리를 파 보았다. 역시나 참나무에는 균근(곰팡이뿌리, Mycorhiza)이 흔하게 관찰된다.
위 사진은 하얀 곰팡이뿌리(균근)를 보여 준다. 바로 위의 식물 뿌리에 비하여 훨씬 비대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식물 뿌리를 곰팡이가 두텁게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 구조는 다음과 같다.
중앙의 모식도에서 보라색은 곰팡이, 연노랑색은 식물이다. 곰팡이가 식물의 세포사이로 침투하여 식물과 영양을 교환하는데, 식물로 침투한 곰팡이 망을 Hartig net이라고 한다. 반면에 식물뿌리를 곰팡이가 감싸고 있는데 이를 곰팡이외투(또는 균투, fungal sheath)라 한다. 위 참나무 뿌리 사진에서 햐얗게 보이는 부분이 곰팡이외투다.
식물의 장점은 햇빛과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곰팡이의 장점은 가느다란 실을 통하여 어디든 뚫고 들어가서 넓은 면적을 차지하여 흙이나 암석의 미량원소를 모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물과 곰팡이가 만나는 균근에는 당연히 시장이 들어설 것이고 여기서 물물교환이 일어날 것이다.
식물은 곰팡이에게 에너지원인 당을 주고, 곰팡이는 식물의 생장에 필수인 미량원소들을 제공한다. 식물의 생장에는 질소, 인산, 칼륨과 같은 비료 성분들이 필요한데, 특히 곰팡이는 식물에게 인을 공급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곰팡이는 이들 비료성분만이 아니라 사방에 조금조금 흩어져 있는 물을 모아서 식물에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일도 한다.
쉽게 표현하면 식물은 밥을 하고, 곰팡이는 반찬을 해서 균근에서 서로 교환한다.
바위 틈에서 자라는 홀로 푸르른 소나무를 보면, 식물의 생명력에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데 알고 보면 소나무 자체의 능력이 아니라 곰팡이와의 협력의 결과물이다.
소나무도 자라는데 다른 식물과 마찬가지로 물도 필요하고 질소, 인산, 칼륨과 같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바위 틈사이에 이런 영양분들이 부족할 것이다. 이 때에 소나무는 뿌리에 곰팡이 방을 만들어 주어 살게 하고, 곰팡이는 소나무 뿌리에 적을 두고 수 마이크로미터의 바위틈을 뚫고 들어가 영양분을 뽑아 모아서 식물에게 제공한다. 결국 소나무뿌리에 동거하는 곰팡이가 없으면 독야청청 소나무도 없다.
식물의 기원은 약6억년전으로 본다. 식물이 등장하기 전 육지는 고등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황무지였고, 하천과 바다에는 조류(藻類, algae)가 살고 있었다. 조류는 육지에 살고 싶었지만 육지에서는 그들이 필요한 영양분을 구할 수 없었다. 이 때에 조류는 곰팡이의 도움을 받아, 지상부는 조류, 지하부는 곰팡이의 형태로 육지로 상륙하는데 이것이 원시식물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식물의 90% 이상이 뿌리에 곰팡이를 가지고 곰팡이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식물과 곰팡이가 잘 협력하면 스스로 잘 자랄 수 있을텐데, 왜 농사를 지을 때에 비료를 많이 줄까?
답은 단순하지 않지만 뭉뚱그려서 다음과 같이 설명될수 있다. 많은 수확을 위하여 농민들이 자꾸 비료를 주고, 작물은 생장에 필요한 영양성분이 충분하니 굳이 다른 생명체인 곰팡이와 어렵게 동거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작물이 곰팡이와 협력하지 않게 되니 농민은 더 많은 비료를 줘야 하고, 결국 작물은 곰팡이와 이혼을 해 버린다. 이젠 경작지에 아예 곰팡이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현재의 작물은 비료를 안주면 혼자는 살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이는 오늘의 주제는 아니니 이 정도에서 패스한다.
여기산 참나무 뿌리의 균근은 외생균근(Ectomycorrhiza)이다. 외생균근이라고 하는 이유는 곰팡이가 식물의 세포벽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세포벽 밖에서 식물과 거래를 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그 위의 그림의 Hartig net 참조). 말그대로 세포 외생(外生)이다.
균근 곰팡이 중에는 세포벽 안으로 침투하는 곰팡이도 있다. 이 곰팡이는 세포벽 안에 들어가 나무가지 형태를 만들어 식물세포와 영양분을 교류한다. 따라서 수지상균근(樹枝狀菌根, Arbuscular Mycorrhiza)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외생균근보다는 식물과 접점이 넓어 단기간에 많은 거래를 할 수 있다.
수지상균근은 육상식물의 70% 이상에 존재할 만큼 식물에 흔하다. 특히 수지상 균근은 벼, 밀, 옥수수, 콩과 같은 농작물의 무기양분 획득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지상 균근은 작물에서 20% 이상의 광합성 순증가를 가져올만큼, 지구 탄소순환에 큰 기여를 한다(균류학, 2017)
외생균근은 식물전체 종 수의 약 3%에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다년생 나무, 특히 지구 북반구의 소나무를 포함한 한대 침엽수림, 참나무를 포함하는 온대 활엽수림의 뿌리에 존재하며, 이들의 생장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즉 지구의 탄소순환에 큰 역할을 하는 숲의 중요한 조력자이다. 외생균근을 형성하는 곰팡이는 일부 자낭균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버섯이라고 하는 담자균이다.
여기산의 참나무 숲에는 소나무가 몇그루 있다. 여기산 숲속길의 참나무와 마주하여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여기에도 땅을 파보니 곰팡이뿌리(균근)가 형성되어 있다. 얼핏 곰팡이뿌리를 보니 참나무의 것과 모양이 서로 비슷한데, 혹시 길을 마주보고 있는 참나무의 균근곰팡이와 소나무의 균근곰팡이가 같은 하나의 곰팡이라면?
수정란풀이라는 묘한 식물이 있다. 식물이라하면 응당 푸른색의 잎을 가져야 하는데, 이 식물은 잎도 없고 몸통이 온통 흰색이다. 푸른색의 엽록체가 있어야 광합성을 하고, 이를 통하여 당을 생성하여 먹고 사는데, 이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않으니 식물이기를 포기한거나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이 식물이 어떻게 먹고 사는지가 궁금했고 여러 가설들을 내놓았다. 그 중에는 곰팡이를 매개로 하여 인접 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 먹고 산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근거를 댈 수가 없었다.
스웨덴 식물학자 비요르크만이 방사성동위원소 실험을 통하여 이 가설을 입증하였다. 방사성 표지가 된 당분을 나무에 주사했더니 인접한 수정란풀에서 방사성동위원소가 축적되었다. 즉 나무의 당분이 수정란풀로 이동했고 수정란풀은 결국 인접한 나무의 당분을 이용하여 먹고 산다는 것이 입증되었다(1960).
하지만 이 실험은 곰팡이 통로를 통해서 당이 이동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를 보여준 것은 영국인 식물학자 리드였다(1984). 리드는 당을 주는 공여식물과 당을 받는 수혜식물을 나란히 심고 균근곰팡이를 접종한 실험구와 그렇지 않은 실험구를 비교하였다.
균근곰팡이를 넣은 실험구에서는 공여식물에 넣은 방사성동위원소가 수혜식물에서 다량 검출되었으나, 그렇지 않은 실험구에서는 수혜식물에서 방사성 동위원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로써 식물에서 식물로 에너지원인 당분이 이동하는데 그 통로가 균근과 균근에 연결된 곰팡이임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Wood Wide Web이라는 용어는 그 보다도 훨씬 후에 등장한다. 리드의 실험은 실험실 내에서 이루어졌다. 수잔 시머드는 자연에서 식물간의 곰팡이에 의한 탄소의 이동을 입증하였다(1997).
그녀는 수년간의 관찰을 통하여 균근을 가지는 활엽수인 백자작나무(Betula papyrifera)에서 동일 균근을 가지는 침엽수인 미송(Pseudotsuga menziesii)으로 탄소가 이동하였으나, 균근이 없는 측백나무(Thuja plicata)로는 탄소가 이동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미송의 전체 탄소화합물의 평균 6%는 백자작나무로부터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백자작나무의 생장 조건에 따라 미송이 받는 탄소량에는 차이가 있었는데, 백자작나무가 햇빛조건에서 자라 광합성을 많이 하면 탄소를 많이 받고, 그늘에서 자라 광합성을 적게 하면 백자작나무로부터는 조금의 탄소를 받았다.
이 실험을 통하여 곰팡이 케이블을 통하여 식물이 양분을 교환하는 것이 입증되었다(1997). 때마침 이 때가 유선을 통한 컴퓨터간의 통신, World Wide Web이 일반화된 시기였다. 따라서 곰팡이를 통한 나무간의 양분 교환을 균근을 컴퓨터의 공유기(라우터)에 비유하고 곰팡이 실을 케이블에 비유하여 World Wide Web에 견주어 Wood Wide Web으로 표현하였다. 이 표현은 수잔 시머드의 실험이 실린 Nature지의 표지를 장식하였다.
균근에 의한 식물간의 네트워크는 World Wide Web에 비유하여 Wood Wide Web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이는 공식적인 학문 용어는 아니다. 이의 공식적인 용어는 균근네트워크(Mycorrhizal network), 또는
공유균근네트워크(Common Mycorrhizal network)이다.
균근네트워크는 식물 뿌리에 접속하는 곰팡이 실을 통한 식물간의 모든 교류로 정의될 수 있다. 균근에 의한 식물간의 교류는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예로서 앞서 설명한 백자작나무와 미송의 탄소화합물 거래이다. 미송은 침엽수라 광합성 양이 일정한 편이지만 백자작나무는 활엽수라 여름철은 광합성 양이 많으나 겨울철은 없다. 따라서 이 두 나무는 여름철에는 활엽수인 백자작나무가 미송에게 탄소화합물을 제공하고, 반대는 겨울철에는 미송이 백자작나무에 탄소화합물을 제공한다.
막 발아한 어린 식물은 영양분 조달에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이 때에 어미 식물은 자기 뿌리에 붙은 균근곰팡이를 통하여 어린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한다. 즉 곰팡이 케이블을 이용하여 어린 식물을 돌보는 것이다.
곰팡이 실을 통한 공여식물과 수혜식물의 관계도 다양하다.
(1) 앞서 설명한 수정란풀은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이기적인 식물이다. 우리는 이런 식물을 곰팡이종속영양식물(mycoheterotroph)이라고 한다. (2) 난초의 경우에는 곰팡이의 도움없이는 싹을 틔울 수가 없고, 어린 시절에 스스로 자랄 수도 없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 시절에 진 빚을 이웃 식물에 갚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하지만 대부분의 식물은 자기의 상황에 따라 넉넉할 때는 인접 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부족할 때는 영양분을 받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적당히 베풀고 적당히 도움을 받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어미나무가 균근곰팡이 케이블을 이용하여 어린나무에 연결되어 있는 개념을 확장해 보면 산림속의 거목은 다양한 곰팡이를 이용하여 다른 나무들과 연결될 수 있다. 이 때에 하나의 나무에 하나의 곰팡이만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나무에 수종의 곰팡이가 머물면서 인접 나무와 소통할 수 있다. 가까운 친척 식물과는 고속통신 곰팡이 케이블을 사용하고, 관계가 좋지 않은 식물과는 저속 또는 아예 단절되어 있기도 하다.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이 사는 마을 중앙에 홈트리라는 거대한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연결되어 있을 뿐만이 아니라 나비족을 포함한 모든 생물과 교감한다. Wood Wide Web에 아바타의 홈트리를 비교하곤 하는데 그렇게 까지는 아닌 것 같다.
영화의 상상력을 과학으로 따지는 것이 거시기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교해 보자면, 아바타의 홈트리는 한 종류의 케이블로 다른 식물과 동물 그리고 나비족과도 교신한다. 따라서 이 케이블은 홈트리와 다른 생명체, 그리고 다른 생명체 간의 교류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나무는 하나의 케이블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케이블을 가지고 있어 같은 케일블로 연결된 나무끼리만 교신이 가능하고, 케이블이 다르면 허브 나무를 거쳐서 교신하여야 한다. 그리고 지하로 연결되지 않은 동물과는 교류가 어렵다.
하지만 영화의 입장에서 본다면, 지구 상에서 모든 생명체는 서로 영향을 미치고,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고 싶었을 것이며, 이를 위하여 뿌리와 케이블로 나무와 나무, 그리고 나무와 나비족까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을 것이다.
곰팡이 실을 이용한 식물간의 교류, 균근 네트워크는 다양한 주제로 발전한다. 숲속의 한편에서 곤충이 침입하면, 침입받은 식물이 곰팡이 실을 통하여 신호를 전달하고, 이에 다른 식물들이 이 곤충에 대응하여 곤충이 싫어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곤충의 침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컴퓨터 통신망에서 해커가 있는 것처럼 해커나무도 있다고 한다. 어떤 나무는 곰팡이 실을 통하여 독소를 전달하고, 인접 나무가 독소로 죽으면 그 영양분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인간의 세계와 연계하여, 영향력이 큰 지도자 나무와 종속적 나무 등의 여러가지 가설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이는 균근네트워크 역할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 주장한다(Justine, 2023). 따라서 공유균근네트워크, Wood Wide Web은 현재 조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물의 생장에서 균근과 곰팡이의 역할은 아직 제대로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다. 균근이 식물의 생장에 절대적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외생균근으로 인하여 지구 북반구의 침엽수림이 크게 발달하였고 이로 인하여 지구의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여 지구의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작물의 재배에도 이 균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곰팡이를 이용한 나무 간의 교신은 인문학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계의 생물은 내가 살기 위하여 남을 도태시켜야 하는 경쟁 위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동종 식물간에 영양분을 서로 나누고, 또한 이종 간인 침엽수와 활엽수가 서로 먹이를 나누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협력에 촌 수가 너무나 먼 곰팡이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경쟁이 아니라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올수 있다 (더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늦었고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이 정도로 맺고 후를 도모해야겠다. 요즘 너무 방전되어 있어 창의적인 글을 쓰기가 어렵다 ㅠㅠㅠ)
아뭏튼 역할에 비하여 균근이 과소평가를 받고 있고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균근에 대하여 연구하는 사람이 극소수이다. 균근과 균근곰팡이에 대하여 바로 알고, 이들을 잘 활용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2023. 12. 1. 곰박
- 김은영 역. 2021. 작은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아날로그(글담)
- 신현동 등. 2017. 균류학. 월드사이언스
- Justine Karst et al. 2023. Positive citation bias and overinterpreted results lead to misinformation on common mycorrhizal networks in forests. Nature Ecology & Evolution. 7 (4): 501–511.
- Suzanne W. Simard et al. 1997. Net transfer of carbon between ectomycorrhizal tree species in the field. Nature 388:579-582.
- Suzanne W. Simard et al. 2012.Mycorrhizal networks: Mechanisms, ecology and modelling. Fungal Biology 26:3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