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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돈 Jul 31. 2021

참 재미있었던 초등학교 운동회

우리 , 우리 아들이 다닌 초등학교는  학년에  반씩 밖에 없는 작은 학교다.  학교에서 매년 치르던 운동회는 정말 짜임새가 있고 재미가 있어서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손꼽아 기다리던 큰 축제였다. 주위사람들에게는 운동회 때문에라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라고 권유를  정도였고.. 여러 성공요인을 두루  꼽아 마땅하지만, 내가 다른 것보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 학년에   반씩만 있다' 사실이다.


한 학년에 세 반 이상 있는 학교에서 운동회를 하게 되면, 백군, 청군 둘로 나누다가 여러 반 학생들이 별수 없이 뒤섞이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1년 내내 각기 다른 반에서 따로 살다가 운동회날 딱 하루만 한 팀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승부에 전혀 몰입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한 해 내내 같은 반에서 생활하는 친구들끼리 운동회날에도 한 팀이 되어 다른 반 친구들과 겨루는 것만큼 목숨을 거는 열의를 상상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한 학년에 두 반만 있는 학교에 다닌 우리 아이들은 1반 혹은 2반이었다기보다 애초에 백군 혹은 청군으로 한 해 한 해를 살았는지도 모른다.


스포츠는 정체성에 기반해야 최소한 재미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스포츠는 인생의 갖은 맥락과 깊은 의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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