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스웨터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뒤 상중인 사람의 일상복으로 구입한 옷이다. 그러니까 약 12년 됐다. 왼쪽 옆구리 부분에 주머니가 달려있어서 무척 요긴했는데 고장 난 지퍼를 바꿔 달기까지 하며 오랫동안 참 잘 입었다.
붉은색 FC 바르셀로나 스웨터는 2013년 가을에 샀다. ‘FCB가 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대학교 때 학점‘이라고 대답해 주곤 하기도.. (한동안 프랑스 축구협회 FFF 티셔츠를 즐겨 입은 적도 있다. ^^) 좋아하는 팀의 옷이고 좋아하는 색깔의 옷이라 참 자주 꺼내 입었다.
해지고 구멍 났으니 이제 더 입으면 안 된단다. 아내 말씀이니 거역할 수도 없다. ‘이 옷으로 날 알아보는 사람도 적지 않을 텐데..’ 아쉬움 속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별을 준비한다.
옷장에 다시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