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선생의 만화 삼국지를 참 좋아했다. 꼭 읽어야 한다는 그 긴 책을 빠르게 소화해 내는 가장 부담 없고 재미있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죽여라.”
“뎅강!”
압축률이 워낙 높고 진행이 빠르다 보니 별수 없는 일이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극히 쉽게 참 덧없이 죽는다.
영화 '서울의 봄'도 그렇다. 선택의 여지는 전혀 없이 공연히 반란군이 되거나 진압군이 되었던 젊은 사병들. 이 와중에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어떻게든 역사에 이름을 남겨 보겠다는 욕심이 사방에 차고 넘친다. 하지만 결국 인명사전에 오를 이름이 과연 몇 개나 될까?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되는 소수의 이름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다들 딱 한 번 사는 인생! 돈은 얼마나 벌면 될까? 지위는 얼마나 높아야 하나?
모두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고 또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다들 기를 쓰고 산다. 하지만 대부분 갑남을녀에 그치고 말 뿐..
어떻게 따져도 내가 하위권에 속하는 인생은 아닐 것 같은데, 나 또한 살면서 여전히 힘들고 퍽이나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며 갈수록 힘이 부치는 것을 또 느낀다. 나름 애써 이뤘다고 생각했던 것도 덧없이 잊히기 십상이고..
낙심될 때 성경 전도서가 늘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전도서는 대뜸 이렇게 시작한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1:2)
‘헛되다’는 뜻을 가진 ‘vanity‘란 단어는 전도서 흠정역(KJV)에 무려 28절에 걸쳐 33회씩이나 반복해 등장한다.
내가 보니 지혜가 우매보다 뛰어남이 빛이 어둠보다 뛰어남 같도다 (전도서 2:13)
지혜서답게 지혜의 유익을 거듭 이야기하면서도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전도서 2:16)
지혜로우나 바보스러우나 결국 죽기는 다 마찬가지라고..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이 성취의 복만 빌며 살다 보니 이런 얘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찾기가 매우 힘들지만, 이것이 바로 성경이 얘기하는 우리의 삶이요 현실임에야..
단순히 눈높이를 낮추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근본부터 생각을 바꿔야겠다. 잘 산다는 게 너무 힘들기만 한 세상. 이 와중에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가능성 희박한 횡재를 목표로 삼고 살아가지 않는가?
사람이 여러 해를 살면 항상 즐거워할지로다 그러나 캄캄한 날들이 많으리니 그 날들을 생각할지로다 다가올 일은 다 헛되도다 (전도서 11:8)
삶에 대한 흔한 기대를 갖고 살기 지극히 어려운 세상이다. 그게 정답이다. 하지만 쓰고 있는 이 글만이라도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건대..
여호와께서 정의를 사랑하시고 그의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심이로다 그들은 영원히 보호를 받으나 악인의 자손은 끊어지리로다 (시편 37:28)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너희 마음을 위로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건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데살로니가후서 2: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