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문고 축구부 역사 III (2025년 하반기~)
* 2025년 하반기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 뒤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리그 마지막 세 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초반 5연승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던 팀이 결국 권역 2위로 전반기 리그를 마무리했다. 팀은 사상 여덟 번째 왕중왕전에 진출하게 되었고, 서성훈 군은 모두 14골을 터뜨려 권역 득점랭킹 1위를 기록했다. 14골은 2023년 전반기 권역 득점랭킹 1위였던 이동현 군과 같은 기록이고, 경기수는 서성훈 군이 한 경기 적었기에 경기당 득점은 더 많다.
제천에서 열리는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 또 출전했다. 직전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인지라 강력한 우승후보로 소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는다. 2년 전 사상 첫 전국대회 준우승 직후 연거푸 4강에 오르며 기세를 이어간 대회. 그러나 이듬해에는 금강대기 준우승 이후 기대와 달리 이어진 대회의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고..
5월 금석배 우승을 차지할 때 8강전에서 대회 5연패(連霸)에 도전하던 평택진위를 눌러 이겼다. 7월 대통령금배 16강전에서 대회 3연패(連霸)를 노리는 영등포공고를 만난다.
역사와 전통의 영등포공고는 지난 2023년 정말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자그마치 6관왕! 시즌 전적이 50승 2무 1패였다. 거의 다 이겼는데 딱 세 경기만 이기지 못했다. 그중 한 경기가 상문고등학교와의 리그 후반기 맞대결 3:3 무승부. 상문이 3:1로 경기를 뒤집어 영공이 질 뻔도 했던 경기다.
2024년 5월, 약 8개월 만에 다시 벌인 리그 맞대결. 역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비록 금강대기 결승전에서 0:2로 상문이 지기는 했지만, 2년에 걸쳐 초강팀 영등포공고를 상대로 2회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단편적 기록 몇 개만 가지고 꿰어 맞추는 게 아니다.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은 아끼는 대학 후배다. 경기하기 전후에 애써 인사를 나누는 사이. ‘적당히 좀 해 달라’고 너스레를 떨면, ‘아니다. 상문 정말 잘하지 않느냐?’며 매번 확인하듯 분명하게 얘기를 해 주곤 한다.
영등포공고의 올해 성적이 문제다. 전반기 리그에서 2위를 기록했고, 2월 백운기와 5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에서 모두 8강 탈락했다. 다른 팀이라면 칭찬받아 마땅한, 좋은 성적이지만, 영공의 평소 위신을 놓고 보면..
이 와중에 상문을 상대로 벌일 18세 이하 1~3학년 대회 16강전 바로 하루 전, 병행해 열리는 17세 이하 1~2학년 대회 16강전에서 난적 보인에게 1:2로 지고 탈락하기까지 했다.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리고 독이 오를 대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상문은 금석배 우승을 차지했지만, 전국대회 우승팀의 위엄을 유지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석배 이전 전승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던 리그 남은 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권역 2위로 리그를 마무리했고, 대통령금배 첫 경기에서 보인에게 0:3으로 크게 졌다. 저학년 대회에서는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두 팀 모두 그야말로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영등포공고 이겨보겠습니다."
축구부 어린 후배가 보내온 SNS 메시지를 그냥 복사해 가져다 붙인다.
실력차에 비해 점수차가 많이 났다. 득점시간과 득점순서가 달랐다면 경기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1:3 패배. 다들 수고 많았다.
전국체전 서울 대표를 정하기 위한 단판승부가 벌어졌다. 시즌 성적이 가장 좋은 서울 팀 두 팀의 대결이었다. 상문고등학교와 FC서울 산하팀인 오산고등학교. 사흘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차이가 너무 컸다. 0:5 패배. 전국체전에 출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곧이어 펼쳐진 왕중왕전. 성적이 좋은 팀들만 모아놓은 대회라 쉽지 않은 대회지만, 같은 조에 편성된 팀들이 다 해볼 만한 팀이라 여겨져 나름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첫 경기는 대한FC를 상대로 0:3, 두 번째 경기는 동래고를 상대로 1:3 패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두 경기만에 32강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됐다. 기대할 게 없었던 마지막 경기에서 32강 진출을 확정한 중대부고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조별예선 1승2패 14조 3위로 탈락.
10월과 11월에 간단하게 치러진 후반기 주말리그 서울/인천 1권역에서는 1승3패로 8팀 중 6위를 기록하면서 2025년 한 시즌을 조용히 마감했다.
사상 첫 상문고 축구부 출신 고대생이 탄생했다. 안 그래도 입시 명문으로 오랜 세월 이름난 학교지만, 이제 축구부를 통해서도 세칭 SKY 대학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이다. 지영우 군이 그 주인공. 창단 15년 만에 기록한 쾌거다.
* 2026년
광양에서 벌어진 백운기로 새 시즌을 맞이했다. 프로산하팀들도 출전하는 대회라 매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대회다. 그래도 바로 한 해 전에는 조 2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해 22강을 거쳐 16강까지 오르는 발전을 보여 주기도 했다.
동시에 벌어진 다른 대회에 비해 출전팀이 조금 적어 네 팀이 아니라 세 팀이 한 조가 되는 경우가 좀 있었는데 우리가 속한 I조가 딱 그랬다. 첫 경기 상대는 올시즌 고교축구 최강으로 꼽힌다는 풍생고. 성남FC 산하팀이다. 경기 결과는 0:2 패배였다. 하지만 뒤이어 춘천시민축구단 U-18과 맞붙은 두 번째 경기에서는 5:1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첫 승리를 대승으로 장식한다. 이틀 뒤 펼쳐진 풍생과 춘천시민구단의 경기에서는 풍생이 12:0으로 이겨서 '우리가 첫 경기에서 풍생을 상대로 그렇게 못한 게 아니었구나!' 위안을 삼게 되기도 했다.
1승1패 조 2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20강에 진출해서 중앙고등학교와 한판 승부를 벌였다.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고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를 벌였으나 결정력이 부족했고 막판 역습에 이은 결승골을 내주어서 아쉽게 1:2로 패하고 만다. 대회에 임박해 맹장 수술을 받은, 주장이며 주공격수인 김태윤 군의 상태가 적어도 평소만큼만 되었어도 더 좋았을 성적인데 아쉽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