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트리밍 Dec 28. 2021

진짜 내 편이 있다는 것

Feat. 2021년의 키워드


코로나로 연말 모임과 회식은 모두 사라졌지만,

마지막을 향해가는 연말, 꼭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주거지도 직장도 다 멀리 흩어져있고 심지어 한 명은 내일 백신 맞기 직전,

한 친구는 넘어져서 손목이 골절됐는데도 우리는 한 해가 지기 전에 봐야 한다며 만났다.

그렇게라도 만난 우리가 참 못 말린다 생각했다-

와인 한잔에 음식들을 시키고서 근 몇 개월간의 쌓였던 이야기를 봇물 터지듯 벌이다가,

한 친구가 올해 한 일을 ‘키워드’로 정리해보자고 했다.


정신없이 달려는 왔지만 벌써 희미해져 버린 일들을 차분하게 떠올리던 중,

진짜 ‘나에게 의미’ 있었던 일을 생각해봤다.


추리 고나니, 나에게는 두 가지가 남아있었다.

‘병원 졸업’

‘브런치’

소소하게 내 아이의 눈부신 성장도 있고,

회사에서도 처음 해본 큰 프로젝트와 작은 성과,

내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일하며 쌓은 좋은 추억도 있지만,

엄마, 아내, 회사원이 아닌 온전히 ‘나’ 에게 있어 큰 의미는 이 두 가지였다.  


한 친구는 직장을 벗어나 독립을 위해 새롭게 도전한 사업 이야기,

또 한 친구는 본인의 브랜드를 런칭하며 올해에 했던 수많은 일들,

직장 동기로 만나 비슷한 시작점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일도 가정도 각자 다른 모습으로 본인들이 그리던 삶을 주도적으로 몰입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1년 후 우리의 모습도 그려보았다.

아주 현실적인 얘기부터 상상만으로도 우숩고 행복한 뜬구름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넘나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다.


문득 이렇게 나의 속마음을 훤히 내비칠 수 있고

순수한 감정으로 대할 수 있는 친구는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사회에서 만나 이렇게 힘을 실어주는 관계가 얼마나 있을까?

타인의 감정에 이입하고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란다는 것, 누구보다 잘 들어주고 깊은 의견과 조언을 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오늘따라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고 글을 쓰며 생각들이 조금 더 명료해졌다.

내년에는 내 자리를 지키며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나눠보고 하기 싫은 것은 과감히 제거하고, 하고 싶은 일에는 조금 더 솔직하고 진심을 담아서 해야지,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할 거 같은 것들은 확실히 잡아야지.

섣불리 멀리 내다보지 말고 막연하게 추측하지도 말고, 당장 나에게 확실한 행복을 주는 것들을 더 잘 봐야지-


나눠주고,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근사하다는 걸

알려주는 내 친구들은 회사생활을 하며 받은

최고의 보상이자 선물 같다.

올해들어 유난히 추웠던 12월27일 밤, 마음만은 온기 가득했던 연말의 기록




매거진의 이전글 쓰는 습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