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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리밍 Mar 14. 2022

스트리밍 라이프

쉼표, 실시간 삶의 소중함

나의 카카오톡 계정의 도용 사고를 당해서 며칠간 카카오톡 통합계정이 막혀있었다.(ㅠㅠ)

카카오톡이 막히니 우선 사적인 대화들이 자유롭지 못했고, 무엇보다 브런치에 기록을 못하는 것이 가장 답답했다. 카카오 통합계정이 막히니 브런치마저 자연스럽게 점검이 끝날 때까지 기록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휴대폰 속 가장 큰 용량을 차지하는 카카오톡이 콤팩트 해져서 무언가 홀가분함, 가벼워진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주 가까운 사람들과 딱 필요한 만큼의 연락을 문자로 주고받고, 그 외에 애매한 관계나 정보의 필요로 끊지 못한 단톡방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다.

나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한번 싹 정리를 마친 듯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챙겨야 할 것들을 심플하게 추려낸 기분이라 홀가분하기도 했다.

내가 당장에 느끼는 것들을 기록한다는 것, 그것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다시금 느꼈다.


스트리밍

지금껏 나는 ‘현재, 지금  순간 사는 것을 어려워해 오고 그것은 어쩐지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만이 가능한 일처럼 여겨왔다. 말로는 훗날 유행하던 말처럼 ‘Yolo’, ‘Carpe Diem’ 하며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현재를 겨야 한다면서, 정작  진정한 의미를 깊이 음미하고 실행한 적이 없었던  같다.

이 순간을 충분히 살지 못하는 이유는 여유가 없다는 핑계,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거나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끌고 와서 미리 걱정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지나온 한때가 나에게 전부였던 것처럼 나중에 돌아보면 ‘현재’도 내 삶의 한 지점이 되어있을 텐데 그 부분이 어떤 색으로 칠해질지. 시간이라는 건 한번 지나가버리면 다시 돌아와서 수정할 수 없는 건데 스스로에게 여유 없음 프레임(혹은 귀찮음)을 씌어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항상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실시간의 삶’이라는 것에 의지적으로 충실하다는 것, 쉽지 않지만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의식을 한다면 삶의 태도라는 것이 달라지고 내 안의 행복도가 달라짐을 느낀다.

중간중간 의식적으로 쉼표를 찍고, 현재 나의 생각을 곱씹고 이곳에 남기는 일은 건강하게 감정들을 배출하고 흘러 보내는 일이 되었다.


매 순간을 실시간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은 바쁘고 정신없을 때에 특히나 어렵고, 체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마냥 여유 있는 사람의 특권이 아니라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루의 끝자락에 24시간의 하루를 돌아보는 것도, ‘현재를 살고 있는 나’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을 천천히 해보면서 지금 현재, 바로 이 시점의 나의 생각을 만나보며 안녕을 확인한다면 나의 지금이 만족스럽고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도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나의 생각을 멈추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천천히 보고 느끼고 흘러 보내준다.


어제 딸이 찾아준 네잎 클로버 :-) 반짝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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