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참여하고 있는 온라인 프로젝트 모임에서 나의 지난 2년 동안 내면의 변화와 성장한 이야기를 꺼내 보였다.
나의 개인적인 속내는 이곳에서 글로만 쏟아냈지 육성으로 누군가에 알린 적은 없는데, 모임에 참여하는 멤버들에게 나의 지난 경험담과 내 삶을 돌아보며 느낀 것들을 나눈다는 일은 처음이고 매우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실제로 이 모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기에 용기를 내서 내 이야기를 해봤다.
시간 부자 프로젝트
시간 부자 프로젝트 온라인 모임은 2년 전, 코로나와 함께 여러 부정적인 일들이 도미노처럼 일어나서 한동안 심연의 우울감에 빠져있던 시절에 만났다. 모임을 추진하는 나의 친구가 참여해보자고 제안했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고 버겁게 느껴져서 거절을 몇 번 했었다. 그런데 진심으로 나를 위해 깊게 고민하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시작하게 되었었는데, 그때의 나의 친구가 귀인 같은 존재가 되었고 만약 안 했더라면 난 그때의 나로 머물러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 부자 프로젝트는 '나'를 위해 하루 한 시간 목표를 실행하고 멤버들에게 공표하며 의지가 약하고 일과 육아만으로 늘 지쳐서 쓰러지는 나에게는 외면과 내면을 건강한 생명력을 주는 시간이었다.
이곳에서의 실행과 '좋은'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나는 내 몸과 마음을 알아채고 챙겨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그런 자력이 생겼다. 그리고 나의 고통스러운 감정에 너무 집중되어있을 때는 안보이던 것들이 몸과 마음을 챙기고 건강해지고 나니, 가까이 있고 소중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하루를 채워가는 것도 결국 내가 스스로 내의 몸을 일으켜 내가 만든 구심력으로 인해 굴러가고 있다는, 다른 시각의 인사이트도 얻었다.
이 모임 대부분의 멤버들은 오프라인에서는 본 적도 없는, 온라인에서의 만남인데도 무언가 마음으로 연결되고 교감을 하는 듯한, 특별한 공존감을 느낀다.
지난 막막했던 시간들이 이곳에서 활력을 찾아 어떨 때에는 아주 친한 친구들보다 더 편하게 나의 이야기를 하고 그것이 충분히 통하고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개인적인 앞뒤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해도 우리 멤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편견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타인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할 줄 아는 유연하고 정신적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할 때에는 무리가 없고 신뢰감과 친밀감이 동시에 들어서, 함께 질적 대화를 해나가면 내가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인연 그리고 관계
이 온라인 모임의 시작점이 어찌 보면 독특하다. 나의 가장 친구가 귀인이라니, ‘친구’와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지나온 긴 어두운 터널에 조명을 밝혀준 귀인 같은 존재에게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남편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은 3-4년 전, 막막했던 박사 생활 중에 외국 기업에서 회사 인턴을 하게 됐는데 그곳의 인도인 멘토가 남편의 귀인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분으로 인해 다시 일어설 자력이 생겨서 논문을 쓰고 박사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예전에도 그분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번 들으니 놀랍고 공감이 드는 내 마음에 기분이 묘했다.
사람은 바뀌지 않아도 관계는 바뀐다는 말이 새삼 실감 나는 요즘이다. 원래 모든 인연은 내 인생 속에 들어왔다가 또 나가기도 한다.
과거에 아무리 오랜 기간 우정과 추억을 나눴던 친구일지라도 그 친구가 나와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지 않다면 점자 멀어져 간다고 해도 슬퍼하거나 죄책감,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아끼고 좋아하고, 또 그 마음을 양보다는 질적으로 표현해나가면 된다.
어른에 있어서 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단순히 친하고 만남을 자주 가지며 재미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닌, 존재만으로 든든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친구가 될 수 있다. 남편과 나의 공통된 경험에 의하면 정신적으로 어른인 사람이라면 나이, 성별, 국적이 상관이 없는 듯하다.
그런 친구와의 대화는 때로는 정신없게 재미있는 수다와 본질적으로 질적인 대화를 넘나들며 나눌 수 있다는 것, 인생을 살아가면서 신뢰감과 친밀감을 동시에 나눌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일은 분명 엄청난 행운이다.
그런 소중한 행운과 같은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그런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