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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이팅 Jun 25. 2016

[제 1 잔] 런던, 두 바퀴로 달리다

첫 도시 'London' , 첫 맥주 'Otley'

내가 받은 걸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



2015.08.13 London

자전거 여행 1일차




와, 나의 첫 해외여행지 영국이다!

비행기 안에서의 설렘과 달리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을 땐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그때 스친 지인들의 목소리.


사서 고생이니. 힘들면 한국으로 돌아와.


그래도 이미 떠나온 몸

입국 심사를 빠르게 통과하고

런던 히드로 공항 귀퉁이에 서서 3시간 동안 자전거를 조립했다.


내 머리에 흐르는 게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험난한 라이딩이 시작됐다.

페달을 잘못 조립한 탓에 바퀴는 꿀렁꿀렁,

좌우 도로 방향이 달라 도로를 가로지르다 한 영국 남자에게 

"fuxx!!!"

이란 욕을 먹기도 했다.

그래도 오늘의 호스트를 만나기 위해 직진해야만 했다.


약속시간 6시보다 한참 늦게 도착한 나를

따뜻한 포옹과 웃음으로 맞아주던 Emma.

그녀는 나의 첫 웜샤워 호스트였고

그녀 역시도 내가 첫 여자 게스트였다고 한다.


웜샤워(warmshowers) - 전 세계 자전거 여행자들의 커뮤니티.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 찾아오는 여행자들에게 숙박을 제공하며 문화를 교류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샤워를 마친 내게 배가 고프지 않냐며

맛있는 맥주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날 근처 펍으로 데려갔다.


그녀 역시도 작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웜샤워를 통해 많은 호스트들이 베풀어준 따뜻한 배려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로 돌아온 이후에

반대로 본인이 받은 것들을 다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맥주 여행을 한다는 내게 이런저런 펍과 맥주들을 소개해주며

내 여행을 가득 채워 주려는 그녀의 모습에 난 다짐했다.


나 역시도 돌려주겠노라고.


덕분에, 첫 여행지 낯선 이방인에 대한 긴장감은 눈 녹듯 사라지고

Otley 맥주 한 잔과 함께

늦은 밤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더랬다.


거센 비로 맞이 하는 환영식
3시간 자전거와의 고독한 싸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emma와 함께 한 오틀리(otley)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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