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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호 May 31. 2023

롤모델과 논모델

누구에게나 배울 점은 있다. 하지만...

30대 중반 아직도 미생인 내가 누굴 평가하겠냐마는 또 미생인지라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기에 어렸을 때부터 이 사람 저 사람들의 장점들을 흡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인생에 롤모델들이 참 많다. 완벽한 롤모델은 아니더라도 정작 나의 롤모델들은 내가 정말 좋아라하고 따르는 것을 모를 것이다.


나의 롤모델 삶은 사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교사'의 꿈을 꾸게끔 해준 논(non)모델들을 반면교사 삼았던 기억이 있다. '이 선생님의 인위적인 웃음을 닳지 않을거야', '성적으로 차별하는 교사가 되지 않을거야.',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청소년들을 챙기는 학생부 교사가 될거야' 등의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해 '학생부 교사'는 하지 못하고 있지만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교사로서 이루지 못한 꿈을 경찰로서 24시간 아이들과 소통하며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성적을 향상시키는 어른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는 어른이 된 것 같아 마음 한 켠으로 뿌듯함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렸을 때에는 롤모델들만 찾아다녔다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제부턴가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자 나름의 '자만심이 아닌 나만의 자신감'이란 신념을 가지고 '뭐든 꾸준히 하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한 해 한 해 보낸 것 같다.


그러다 마음이 통하고, 마음이 맞는 지금의 아내, 직장 선배, 직장 동료 등을 만나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진짜 소통이 아니다'라는 틀을 깨며 굉장히 만족하며 지내고 있는 반면, 나이가 들면서 기본적인 '염치'를 중요시하게 되니 스트레스 받을 일 자체가 줄어드는 것 같다.


쉽다. 정말 쉽다. 염치란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나이에 걸맞게 체면을 차리고, 약간의 부끄러움만 장착하고 있으면 인간 관계에 있어서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을 정도로 기본이면서도 지키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나부터 더욱 '염치'를 지키고자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하기도 한다.


어쩌면 롤모델과 논모델은 한 끗 차이일 수 있다. 같은 모델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롤모델이 될 수 도, 논모델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왕이면 롤모델이 되어보는건 어떨까. 아니도 또 굳이 내 스트레스 받아가며 억지로 롤모델이 될 필요도 없으니 '하고 싶은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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