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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PD Mar 15. 2021

사랑이란 딜레마

타자를 사랑하게 되면 이해하려 하고, 이해하려면 소통이 필요하다.


'나와 다른 삶의 규칙을 가진 존재'를 사랑하는 것은 참 고통스러운 일이고, 뫼비우스의 띠 같은 딜레마의 연속이다.


장자가 이야기한 '노나라 임금의 바닷새'이야기는 이런 딜레마를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다. 곁에 둘 수도 없고 놓아줄 수도 없는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바로 사랑이다.


상대를 받아들이려면 우선 나를 비워야 된다. '내가 이제까지 쌓아온 삶의 규칙'을 초기화하지 않으면 타자를 사랑하는 과정은 고통뿐일 것이다. 그리고 나를 비우는 것은 타자를 이해하려는 시작일 뿐이다. 결국 긴 기다림의 시간이다. '나의 삶의 규칙이 쌓였던 만큼, 타자와의 규칙이 쌓여가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그리고 '딜레마를 벗어난 사랑'은 '물리적으로 하나가 되는 융합'보다는 '균형을 유지하며 당기며 이동하는 두 개체의 나선운동'에 더 가까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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