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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ug 19. 2023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키우는 교육

10대 아이들을 위한 대한민국 교육은 결국은 변할 것이다.

'세상이 인재를 보는 관점'은 주기적으로 바뀐다. 아쉬운 것은, 정작 교육 및 어른들의 인식은 세상이 바뀌고 훨씬 지난 다음에야 뒤늦게 바뀐다는 사실이다. 


요즘 회사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책임감 & 성실성', '호기심 & 경청', 그리고 '인간성 기반 판단력'이다. 


약 10~30년 전은, 1) 정보가 많이 기록/공유되지도 않았고, 2)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던 시기였다. 해당 시대에는 일을 하는데 있어 1) 암기/기억 역량, 2) 정보 탐색 역량 3) 제한된 정보 기반 분석/추론을 하는 역량 등이 중요했다.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 상대적으로 일을 잘할 가능성이 높았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정보를 만들어 내는 사람도, 검색 가능한 정보도 너무 많다. 생성형 AI 는 검색을 넘어 요약 및 기본적인 분석마저 해준다. 수 많은 SaaS Tool 은 협업 및 업무 환경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1) 맞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 2) 스스로 맞는/바른 판단 및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 3) 내가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감있게 해내고야 마는 사람, 4) 동료를 존중하고 경청하며 함께 답을 찾아나가는 사람, 5) 스스로 동기부여된 사람 & 주변 사람을 동기부여 시켜주는 사람이다. 그것이 요즘 회사에서 찾는 잠재적 리더십을 갖춘 인재의 본질적 정의이다. 


그래서, 객관적인 스펙 보다는 (어떤 학교/학과를 졸업했는지? 어디서 인턴을 했는지?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등), 그 사람 자체를 더 많이 본다. 그리고, 서류 전형 --> 면접 기반 선발 방식을 넘어, 특정 기간 함께 협업을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 만을 선발하려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참고로, 요즘은 자국에 한정하여 인재를 찾지도 않는다. 미국 회사들의 경우, 전 세계 인재를 대상으로, 더 좋은 태도를 가지고 열심히 업무에 임하는데 상대적으로 임금 부담이 적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꽤 많은 한국 회사들도 (특히 리더십이 글로벌 인재와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회사들) 위의 트렌드에 동참해 나가고 있다. 이제 국내 인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전 세계 인재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10대 교육 현장을 보면, 요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아이가 유치원 생일 뿐인데, 아직 가치관/자아 형성도 안된 아이들이, 꽤 어려운 주제에 대해 영어로 형식적인 글을 쓰고 있는 모습.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이 벌써 중등 교육을 선행 학습으로 하는 모습.

초등학교 아이들이 벌써 의사/변호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 나가는 모습.

초등학교 아이들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하루에 학원 3~5개를 다니고, 왜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숙제를 하느라.. 학습하는 기계가 되어가는 모습.


그런데 부모님들이 그렇게 아이들 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절대적 이유가 아닌 상대적 이유에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시키니까' '우리 아이만 뒤쳐지니까' 였다. 아이에게 맞는 속도 & 방향으로 학습을 시켜나가는 것이 아닌, 이해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여나가며 학습을 시켜나가는 것이 아닌, 다른 동년배 아이들 대비 더 빨리 더 많이 암기를 시키는 관점에서 아이들이 커 나가고 있다.


특히나 한국 교육은 아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도약하는 데에 초점 (전 세계 누구와도 잘 협력할 수 있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의 육성)을 두고 있기 보다는, 여전히 한국이라는 좁은 사회 속에서 경쟁에서 이겨나가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과정이 불필요하게 경쟁적이고 소모적이어서, 너무 많은 자원/노력을 소모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을 꾸역 꾸역 버텨낸 아이들이 대학교 입학 후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아쉬울 때가 많다. 무엇을 왜 열심히 해아 하는지를 '내 안에서' 답을 찾기 보다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다 지쳐가는 친구들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등 학습을 한 사람을 찾지는 않는다. 우리가 찾는 인재는, 강력한 내적 동기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제품에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대학교 시절, 호기심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길을 주체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관심이 있는 1~2개 활동을 오래 꾸준히 성실히 하며, 그 안에서 조직과 사람을 배우고 리더십을 발휘한 사람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교육, 아마 5~10년 내에는 바뀔 것이다. 교육은 세상이 바라는 인재의 기준에 맞춰서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글로벌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시대가 다가온 만큼, 더 빠르게 바뀔 것 같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더 긴 관점, 그리고 넓은 시야를 가지고, 아이들이 꾸역 꾸역 지식을 암기하는 학습이 아닌,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 배워나갈 수 있는 학습을 유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다들 엄청난 선행학습을 하는 환경 속에서 '나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하기 어렵겠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아이들의 삶을 생각해보면 그 방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교육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적어도 Ringle 만큼은 아이들의 관점에서, 아이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받고 논의를 하며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는 경험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며, 그 과정에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나의 10대 때의 학습을 기억해보고, 지난 20~30대의 사회 생활을 반추해보면... 10대는 그렇게 사는 것이 맞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바로설 수 있는 교육. 그러면서도 미래 사회에서 그 누구보다 우뚝설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을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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