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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Oct 03. 2023

실리콘밸리/서울의 물가에 대한 소회

물가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



링글 때문에 실리콘밸리와 서울을 왔다갔다 하며 살다 보면, 두 지역의 상이한 물가 차이를 마주할 때가 있다.



마트 물가는 최근 Bay Area 의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는 하지만, 서울 보다는 저렴한 것 같다. 과일/고기/야채는 확실히 저렴하다.



레스토랑 물가는 Bay Area 가 확실히 비싸다. 2배 정도 비싼 것 같다. 요즘 bay area 에서 외식하기 특히 무섭다. 과거 팔로알토에서 인근에 식당이 많아서 주차하기 매우 어려웠던 지역들이 있는데, 요즘은 쉽게 주차 가능하다. 식당에 가도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띈다. 결국, 2.99불 김밥이 히트를 친 이유가 있다.



서비스 산업 물가는 Bay Area 가 매우 비싸다. 서울에 와서 젊은 헤어 디자이너가 개업한 동네 미용실에 갔는데 (송파 위치), 남자 헤어컷 가격이 25,000원 하는 것 보고.. 'Bay Area 에서 이 정도 시설/서비스/퀄리티면 80불은 받았을텐데...' 생각했다.



의료비는 각 국의 보험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예외처리 한다고 하지만, Bay Area 병원비는 crazy 하다. 서울 의사 인건비가 박봉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집 값은, 월세는 bay area 가 확실히 비싼데, 매매가를 보면 서울 집값이 비싸긴 비싸구나 싶다. bay area 내 single house (개인주택) 집 값과 한국 강남 아파트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는 않다고 느낀다. single house 는 부지에 대한 소유까지 한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서울 강남 집 값은 상당히 높긴 하다.



위의 생각은 다 주관적인 것이어서 사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disclaimer 하고,



위의 물가를 마주할 때마다, 양 국 물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인건비 부분이라 느낀다. 그런데, 인건비를 생각할 때, 임금과 맨파워 2개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서비스업 기준 미국이 임금 수준은 높은데 평균 맨파워는 한국이 경쟁력있다 판단하기 때문에, 인건비 차이가 꽤 크다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미국은 보통 최저시급이 시간 당 16불 넘은 주가 꽤 많고, 캘리포니아 주는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가 최저시급을 20불 이상으로 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노동의 평균 퀄리티는,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한국이 미국 대비 경쟁력 있다 느낄때가 많다. 일례로 서울과 Bay Area 의 스타벅스 매니저분들의 1) 시간 당 주문 처리 수, 2) 매장 청결 유지도, 3) 고객 응대 등 고려 시, 서울이 Bay Area 대비 더 우수할 것이다.



그래서, 인건비 비중이 큰 산업일 수록, bay area 가 서울 대비 물가 차이가 크게 난다 느끼는 듯 하다.



위의 개인적 느낌을 바탕으로 4가지 생각을 종종 한다.



1. 서울은 많은 외국인을 유치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종종 Bay Area 사람들 보며 '아니, 이렇게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이 돈을 내고 이런 음식을 먹고, 이런 서비스를 받으며 살아가는가...' 생각이 들 때, 여기 사람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Bay Area 에서 돈을 번 사람이 한국에 가서 살면 최고의 가성비 인생을 살겠다는 생각도 한다. 전쟁 요소만 제거하면, 서울은 꽤 많은 외국인을 관광객 뿐 아니라 일을 하는 사람까지도 유치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에 주재원 파견 가고 싶어하는 미국 친구들을 꽤 봤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일수록 더더욱 말이다)



2. 한국 서비스업은 미국에서 통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서 서비스업 창업 성공 사례가 많은 이유도, 소수 사람들이 여러 사람 몫을 하면서도 Quality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돈을 내고 이 정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가끔 '한국의 준오헤어가 미국에 오면 대박날텐데' 생각하는데, 물론 서울에서의 서비스 퀄리티를 bay area 에서 구현하는 데에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구현된다면 이 곳 사람들에게는 '혁신'으로 느껴질 것이다. (블루보틀 그 이상의 혁신..!!!)



참고로, 명랑핫도그가 여기서 그렇게 핫하다... 생산/운영 체계가 어느정도 자동화도 되어 있고, 프로세스도 갖춰져 있어, 더 그런 것 같기도. 그래서, 한국 프랜차이즈가 bay area 진출 시 성공 확률이 높겠다 생각하기도 한다.



3. 큰 시장의 힘은 명확하다. 큰 시장을 노려야 한다.



서비스업 뿐 아니라, bay area 의 인건비는 매우 비싸다. 그래서 전 세계의 유능한 인재들 중 도전욕이 있는 사람들이 이 곳으로 몰려드는 것 같다.



이 곳 회사들, 그리고 업체들이 그 정도 인건비를 지불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만큼 시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도, 서비스가 도달할 수 있는 유저의 크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높은 인건비를 감내할 수 있는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 판단한다.



물론, 지난 2~3년 동안에는 일부 인건비가 지나치게 과열되어, 조정이 발생하고 있긴 하지만, 조정된 금액도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큰 시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한다.



4. 한국에서 집 사는 것 어렵겠다.



한국의 임금 고려 시, 월급 모아서 서울에 집을 사는 것 (특히 강남에 집을 사는 것)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질 듯 하다. 집 값은 전 세계 A 급 도시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임금은 그 정도로 따라가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인이나 주식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쪼록, 위의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 중심으로 판단하고 사고한 글이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과 다를 수 있다. 그냥 서울과 bay area 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두 도시를 오고 가며 느낀 개인적인 소감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할 듯 하다.



ps. 링글 체험비가 40분 수업 기준 한국에서는 4,000원이고 미국에선 2.46불인데, perceived price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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