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 후 첫 4~5년 정도는 앱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유저의 wow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동하며 인터넷도 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 구동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wow 였던 것이다.
그 이후 기존 레가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서비스들이 등장하여 wow 를 선사했다. 유투브/넷플릭스는 TV/미디어 산업을 바꿨고, 페북/구글은 미디어/포털산업을 바꿔놓았으며, 아마존은 쇼핑/서버시스템을,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을, 우버는 택시 산업을, 에어비엔비를 호텔 산업에 큰 영향을 줬다.
위와 같은 2000년 초반 이후 격동의 20년 정도를 겪으며,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모바일 및 웹 중심의 서비스에 꽤 많이 익숙해진 듯 하다. 그래서, 새로 출시되는 앱을 봐도 그 감흥이 과거 대비 무뎌지고 있음을 느낀다.
오히려, 요즘은 과거에는 만족하며 사용하던 Big Tech 사의 서비스 조차도 슬슬 '지겨워진다' 느끼는 분들이 증가하는 듯하다. 동시에 '과거부터 많이 이용하던 서비스들이 최근에는 예전만 못해서 실망감이 크고, 어쩔 수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아지는 듯하다. OpenAI 가 chatGPT 를 출시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그 파급력이 과거의 아이폰 모멘트처럼 엄청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chatGPT는 소비자 보다는 스타트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걱정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결국 imapct 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저분들이 대다수 서비스에 과거 대비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유저들은 여전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 더 성장하고 싶어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하고,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본인 인생에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는 서비스를 만나, 해당 서비스와 함께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를 희망하는 분들이 꽤 있다.
그래서, 미래에는 어떤 서비스가 많은 유저로부터 wow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유저의 성장과 만족에 더 많이 집착하는 서비스가 그 wow 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믿지만, 과거 대비 유저의 wow 를 이끌어 내기 위한 난이도가 높아져서 과거 만큼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런 난세를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힘들어지는 환경'에 반응하기 보다는 '유저'에 집중하여 하루 하루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는 1년 노력하면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3~5배는 더 해야하는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요즘 같은 시대는 Why? 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왜 시작했는지? 무엇을 위해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솔직한 답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전체 팀이 공유하고 있어야, wow 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시간이 증가한 시대를 묵묵히 이겨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는 본질적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서비스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왜 존재해야 하는가? 깊은 밤, 링글을 더 성장시켜 나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원론적인 질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