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사람 중심의 사고.
제품을 만들다 보면, 제품에 깊이 들어가다 보면, '내가 이 제품을 누구를 위해 (또는 무엇을 위해) 만들고 있지?' 라는 생각이 희미해질 때가 있다.
그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 생각하고, 그 때가 회사의 정체성이 결정되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Tech의 요람 스탠포드에서, 가장 많이 들었다는 단어는 기술, 스타트업이 아닌, '사람' 이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사람의 문제해결' 이었다.
스탠포드 Desigh School 은 문제해결의 정의를 '사물' '제품'에 놓고 시작하지 않는다. 일례로 '혁신적인 의자를 개발해보자' 는 과제가 뜨면, '의자'라는 사물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의자의 정의는 무엇이지? 사람이 앉는다는 것의 정의는 무엇이지? 사람은 왜 앉지? 그래서 왜 사람들은 왜 의자를 지금과 같이 만들었었지? 지금의 기술과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게 가장 이로운 의자는 무엇이지?' 등으로 생각을 사고하며 의자를 디자인하고 설계해 나가는데, 이 때의 중심에는 '사람' 그리고 '앉는다는 사람의 행위'가 있는 것이다.
2015년부터 링글을 하며, AI,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는데, '대세 기술을 어떻게 서비스에 접목하지?' 관점에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대세 기술을 적용하면 물론 더 주목받을 수 있고, 투자 받을 때 잠시 유리할 수도 있지만, 유저와 멀어질 수도 있고, 제품의 정체성이 바뀔수도 있기 떄문이다. 지금까지 링글 제품/서비스를 운영하며 고수해온 단 하나의 첫 번째 질문은 '유저의 효과적 영어 학습을 통한 성장을 위해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지?' 였다.
그런 의미에서 링글은 지금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AI 튜터를 만들고 있지는 않다. '유저가 원하는 것이 과연 AI Tutor 일까?'에 대한 답은 'AI 튜터가 유저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하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팀의 결론이었다. 유저가 원하는 성장을 위해 유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어 학습을 멈추지 않는 것 (중도 포기하지 않는 것)' 인데, 유저의 영어 학습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데에 있어 AI 튜터가 첫 번째 솔루션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링글은 AI 를 진단 기술 개발 (유저가 수업 중 이야기 한 모든 영어에 대해 진단을 진행하여 틀린 표현을 100% 잡아냄), 추가 학습 모듈 개발 (틀린 부분에 대한 맞는 표현을 제안하고, 추가 학습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함)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고 AI 튜터를 개발한다면 '사람에게 이로운, 사람을 학습에 집중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사람에게 좋은 발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AI 튜터' 라는 본질적 방향성을 가지고 개발하는 'AI 튜터의 인격상'을 정의하고 있다.
위의 같은 노력은 사실 링글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한다. 우리는 링글을 통해 10년 전의 나, 20년 전의 나를 돕고 싶을 뿐이다. 사람들이 올바르고 제대로 학습하여 원하는 역량/태도를 내재화하고, 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제품/서비스를 만들 때 염두하는 첫 번째 질문으로, 마치 스탠포드 MBA essay 가 수십년 동안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 를 고수하는 것처럼 '유저의 효과적 학습을 통한 성장을 위해, 우리가 지금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지?'를 앞세우고 있다. 물론 요즘같이 생존이 중요한 시기에는, 지표를 강조하며 운영하고 있기도 하지만, 적어도 위의 질문의 순서가 바뀐 적은 없었다.
AI 의 시대에, 링글이 제공하는 학습이, 사람의 인간다운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러한 링글의 서비스를 통해, AI 가 인간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발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요즘 내가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