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및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의사전달 및 설명/설득 등을 잘해야 한다. 이는 말을 잘한다는 것 & 주장이 강하다는 것과 다른 개념이다.
소통/설득을 잘하기 위해서, 혹자는 Answer First 해야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해야한다), 스토리텔링을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반은 맞는 말이고, 반은 부족한 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BCG, MBA, 링글에서의 여러 시행착오)에 비춰봤을 때, 소통/설득을 잘하기 위해서는, 1. 메세지가 명확하고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 2) 상대방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성향/인지구조를 파악하여 이야기의 flow 를 설계해야 한다, 3) 말을 잘하는 것 뿐 아니라, 경청 및 아이컨택을 적절히 잘해야 한다, 4)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하고, 그 말은 진심을 담아 내 스타일대로 해야 한다 이다.
1. 메세지가 명확하고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고, 그 주장의 position taking 도 확실해야 한다. '이러면 이렇고 저러면 저래요' 등의 소통은 좋지 않다. 주장이 명확하고 확실할수록, 타당한 핵심 근거 제시가 중요해진다. 근거는 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질로 승부해야 한다. (근거를 5개 가지고 오면, 소통이 주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근거를 설명하는 모드로 바뀐다)
2. 상대방의 인지구조/성향을 파악하고 flow 를 잡아야 한다.
Answer First 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Answer 를 마지막에 이야기 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도 꽤 많다. 컨설턴트들이 리더십으로 많이 있는 조직은 '결론부터 이야기 하시죠' 라고 시작하는 경우가 꽤 있다. 반대로, 오랜 현업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은 조직은 '일단 아는 것부터/유관 경험한 것부터 이야기 해보세요'라고 반응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상대방의 인지구조/성향에 따라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시작할지, 업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중간 또는 마지막에 결론을 이야기 할지 결정해야 한다.
참고로, 현업 분들은 '얼마나 아는지 & 어떤 경험을 얼마나 했는지 들어보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및 주장이 현실적으로 타당할지 판단 가능하기 때문'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 나는 그런 기조에 동의하는 편이다. 말이 된다고 impact 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을 이해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본 사람이 내는 아이디어는 투박하지만 impact 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꽤 많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론부터 이야기 하는 사람보다는, 일단 내 이야기를 하고 그 이후 생각을 이야기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더 커질 수 있다.
3. 경청/ 아이컨택을 잘해야 한다.
설득/소통의 반은 표현하는 것이고, 나머지 반은 수용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잘 듣고 잘 반응하는 사람에게 상대방은 더 마음을 열고 귀를 연다. 다만, 그 호응이 단순 호응이라기 보다는, 1)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말 몰입하고 재밌게 듣고 있음이 드러나는 호응, 2) 상대방의 이야기를 100% 이해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반응, 3)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반응 등이 중요하다.
4.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하고, 그 때는 진심을 담아 내 스타일대로 이야기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논리적으로 합당한 주장을 넘어, 내가 진짜 맞다고 생각한 & 상대방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어야 한다. 내 가치관에도 부합하고, 내가 지켜봐온 상대방에 대한 내 생각과도 일치하고, 내가 그 동안 하고 다녔던 말들과도 align 되어 있고, 무엇보다 이해관계를 넘어, 살짝 불편할 수 있을 메세지이언정 상대방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말을 진심을 담아 전달하면, 그 메세지는 상대방의 머리를 넘어 마음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전달하는 톤과 매너를 주의깊게 살피고, 단어 하나 하나 민감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내공이 있는 사람이 진심을 전달하면, 톤/매너/민감도를 고려하여 이야기 하게 되어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정말 날 위해 하는 말인지, 아니면 나 보다는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 하는 말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interest 를 뛰어넘어 상대방의 interest 를 고려하여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잘 하는 것은 중요하다.
소통을 잘하는 것은 그래서 어렵다.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