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진화하지만,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과거 MBA 수업 중 한 연사가 아래와 같이 이야기 했다. "과거에는 몰라서 문제였다. 지금은 다 아는데도 문제다. 더 이상 지식이 문제가 아닌, 사람이 문제인 시대이다"
기술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 덕분에, 지식은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 지식 보편화 시대에 접어든지는 꽤 되었다. 그리고 AI 는 지식 보편화 시대를 넘어, 내가 개인 맞춤화 시대를 열어주고 있다. 심지어 1:1 영어회화도, GPT를 잘 트레이닝시키면, 3~5분 대화는 어색하지 않게 가능한 시대이다.
다만, Ringle을 통해 IT 분야 & 교육업 & B2C 중심 서비스업에 오래 종사하며 느낀 사실이 하나 있다면, '문제는 지식이 아닌 사람이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이다.
일례로, 개인 성장을 도모하는 앱(학습, 커리어, 영어, 운동, 습관 등)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는 문제는 '유저가 호기심/결심으로 인해 한 번 구매까지는 하는데, 그 이후 꾸준히 노력하지는 않아서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데에 있다. 유저의 Retention이 높은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앞으로, 기술은 계속 진화할 것이고, 특히 AI는 더 정교해질 것이다. 그럴수록 Big Tech 들은 더 흥하고 스타트업은 더 어려워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ChatGPT 만 잘쓰면, 왠만한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저가에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Big Tech 회사들 마저도, 업무 방식은 여러모로 효율적인 비대면 근무에서, 과거의 방식인 대면 근무로 회귀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 (예: 나는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다, 나는 사람과 대화하며 쉬고 싶다 등)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식의 보편성, 그리고 맞춤화'를 넘어 '사람의 행동을 변화 시키는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 스타트업에 희망이 있다면 (링글에 희망이 있다면), '행동의 변화는 Scale 을 역행한다'는 사실에 있다고 믿는다. Big Tech 라고 사람을 잘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적 소수를 타겟하는 스타트업이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 1:1 Coffee chat 이 가장 비효율적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소통의 방식인 것처럼 말이다.
Do Things Don't Scale 로 시작해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저의 수'를 10명, 100명, 1,000명 조금 씩 넓혀나가며, 지금은 100,000명 까지는 정말 꾸역 꾸역 도전해 보는 과정에서 Zero-Scale 에서 Sub-Scale 까지로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이 링글이 추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스타트업도 성장하는 것 참 어렵다)
스타트업은 작기 때문에 강함이 있다. 상대적 소수에 집중하기 때문에 폭발력이 있다. 경제학이 존재할 수 있는 본질적 이유이기도 한, '사람은 비효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거인의 시대에서 스타트업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사람의 한계를 이용하는 방식으로는 Big Tech를 넘어서긴 어렵다. 상대적 소규모 사람이라도 그들의 한계를 극복하게 돕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에서 Next Big Tech 를 꿈꾸는 스타트업의 도전 영역일지도 모른다.
아무쪼록, 여러가지 위기/변화로 인해 사람이 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 꾸준한 학습을 통해 사람의 변화를 만들고 성장을 도모하는 서비스가 되고 싶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회사가 되어보고 싶다. 진짜 어려운 과정인데, 그 영역이 창업을 시작했던 스탠포드에서의 what matters most to me 였고, Scale 에의 역행이 진화된 Scale을 지향하는 도전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