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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Oct 08. 2024

기술은 사람의 본질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기술은 사람의 본질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세상이 바뀔 것처럼 다들 전망을 한다. 


COVID-19 시기에는 '비대면'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 전망했고, 메타버스의 시대가 올것처럼 다들 이야기를 했다. 오피스 근무는 점점 사리지고 재택근무의 시대가 도래할 것만 같았다. 


블록체인이 뜰 때에는, 탈중앙화로 인해 금융부터 보안까지 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것만 같았다.


빅데이터/머신러닝이 뜰 때에는, 고도화 된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해, 나의 니드에 부합하는 최적 추천이 여러 서비스에서 제공될 것만 같았고, 그런 기술력이 없는 회사들은 모두 도태될 것 같았다.


생성형 AI 기술이 화두가 된 현재는,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변호사도, 의사도, 선생님도 3~5년 내 AI 에 의해 대체될 것만 같고, 사람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세상이 올 것만 같다. 


다만, 기술이 사람의 삶을 크게 바꾼 사례는 사실 많지 않다. 기술로 인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격변에 가까운 속도로 진행된 사례도 역사적으로 많지 않다.


COVID-19 이후, 우리는 비대면과 대면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재택근무에서 오피스 근무로 전환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모임은 다시금 활성화 되고 있다. 왜일까? 사람은 사람을 만날 때 능률/생산성이 올라가고, 많은 사람은 혼자 있으면 게을러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본성을 기술이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남는 확실한 유산은 비트코인 정도인 듯하다. 투자할 만한 자산을 만들어 준 정도? 블록체인이 전 세계 사람들의 삶 전반에 미친 영향은 솔직히 미미하다.


빅데이터/머신러닝으로 인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맞춤 추천이 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를 현혹하는 정보는 참 많아졌는데, 나를 성장시키는 정보는 시대가 발전할수록 더 잘 보이지 않는다. 빅데이터/머신러닝의 중심에 있는 메타/구글 등은 과연 과거 대비 나에게 생산적인 추천을 제공하는가? 잘 모르겠고, 오히려 메타/구글은 새로운 세상을 개척한다는 느낌보다는, 과거의 미디어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AI 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AI 가 정말 많은 것을 대체할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AI가 훌륭한 보완재가 될 수는 있을 지언정,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이유는 AI 기술력이 대단하지 않아서가 아닌, 사람의 본성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고, 사람은 사람이 아닌 존재를 사람이라 인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AI 가 작곡가를 대체한다기 보다는 작곡가가 AI 를 잘 활용하여 더 좋은 곡을 더 많이 쓸 확률이 높고 (나는 AI 가 작곡한 노래는.. 듣지 않을 듯 하다), AI 가 배우를 대체하기 보다는 배우들이 AI 를 잘 활용하여 연기를 더 잘하게 될 확률이 더 높으며, AI 가 선생님을 대체하기 보다는 선생님들이 AI 를 더 잘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더 좋은 학습 경험을 제공할 확률이 더 크다.


대학은 기원전부터 존재해 왔는데, 사실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강의실에서 강의를 제공하는 형태의 지식 전달은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남아있다. 충분히 대체되고도 남을 지식 전달 방법인데, 사람의 한계로 인해/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그 학습법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쪼록, 기술이 사람의 본성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그래서, 기술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지는 못한다. 기술을 대체제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approach 일 수 있으나, 기술을 기존 서비스를 더 좋게 하는 보완재로 활용하는 것이 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더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approach 라고 생각한다.


Ringle이 AI 시대에, AI 튜터/AI 진단을 개발하면서도, 사람과의 1:1 수업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1) 사람은 사람과 수업을 하고 싶어하고 (사람을 공부하게 만들고 또 집중하게 만드는 존재는 결국 사람이고), 2) 사람이 사람과 수업을 더 효율적/생산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관점에서 AI 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을 (또는 사람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측면에서 AI의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점을) 유저 분들의 반응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비즈니스의 본질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 자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두고 사람에게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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