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역할은 여러모로 힘들다. 만족시켜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굉장히 많다. 직접적으로는 팀원들, 그리고 리더십 사이에서 역할을 잘 해야하고, 외부 파트너들과의 조율을 잘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서 팀원에서 팀장으로 포지션이 바뀌었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어려움을 겪는다.
험난한 적응 과정을 극복하고 팀장 역할을 잘 수행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 있어 정리해 보았다.
키워드는 XXX 를 잘한다.
1. (Showing)을 잘한다
팀이 하고 있는 일이 전사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많은 리소스를 받을 수 있고, 또 함께하는 팀원들의 모티베이션도 올라갔다.
팀이 하고 있는 일이 리더십 & 전사의 주목을 적절히 받게 하는 것은 팀장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는, 1) 리더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2)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과 align 된 메세지/progress update/정보를 짧고 간결하게 중요한 순서로 정리해서 공유하고, 3) 그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
단, 과도하게 Showing 하면 부작용만 낳는다. 적절한 Showing 은 팀이 결과물을 더 잘 내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
2. (Planning)을 잘한다
팀장은 Planning 을 잘해야 한다. Plan 이 없으면, 팀이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초조함을 느낀다. 불안감/초조함은 좋은 결과물을 내는 데 불필요한 감정일 뿐이다.
특히 Timing, Output Quality, Evaluation 에 대한 expectation 을 맞추고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3. (공감을) 잘한다
'나도 그랬어, 걱정하지마' 라는 말은 팀에게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반면, '난 안그랬는데.. 문제가 무엇일까?'는 말은 팀을 위축되게 만든다.
팀장이 공감력이 떨어지면, 팀원들은 다른 팀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 때부터 팀장의 팀 장악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런 dynamics 가 오래 지속되면 전사에 큰 부담이 된다. 리더십과 팀원을 이어주는 팀장의 영향력이 제한되면서 실행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공감의 핵심은 '입장 바꿔 함께 고민해 수 있는 역량'이다. Compassion management 라고도 하며, 과거 링크드인 CEO Jeff Weiner 가 가장 강조한 리더십 스킬이기도 하다. '나도 당신 입장일 때 그랬어' 라 이야기 할 수 있는, 팀장이 팀원의 입장에서 공감해 줄 수 있을 때 많은 것이 해결된다.
4. (질문을) 잘한다.
인정받는 팀장은 팀원 앞에서는 말하기 보다는 듣기를 더 잘한다.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이 더 길다.
특히 팀장의 똑똑한 질문은 그 자체로 문제를 해결해줄 때가 많다. 똑똑한 질문의 요소는, 1) 현장에 대한 이해, 2)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 3) 팀원 및 팀원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이해, 4) 회사의 context 에 대한 이해이다. 이를 바탕으로, 짧고 정확한 질문은 적절한 타이밍에 명확하게 던졌을 때, 문제는 80% 풀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와 공을 팀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타쌍피의 필살기가 된다.
5. (정리를) 잘한다.
인정받는 팀장님은 누굴 만나도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낼 줄 안다. 중언부언 하는 사람을 만나도, 정보를 나열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도, 그 상황에서 깔끔한 정리를 통해 프로젝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즉, 능력있는 팀장은 사람을 타지 않는다. 누구와 함께해도 어느정도 이상은 한다)
그들의 정리 안에는, 1) 패턴, 2) 문제의 원인, 3) Next Step (5W1H)가 명확하게 담겨있다. 팀원이 제공하는 여러 정보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문제의 원인(또는 가설)을 잡아내고, Next Step 을 제시할 때에, 팀은 방향을 찾고 일에 몰두하게 된다.
6. (Align을) 잘한다.
마지막으로, 인정받는 팀장님은 팀원을 스스로 달리게 하는 능력이 있다.
Task 중심 관리는 팀원을 멈추게 한다. Task 단위로 일을 쪼개는 순간 일단 팀원이 문제 해결하기 어렵고 (Task 를 수행하는 것이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Task 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감이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일하는 재미가 없다.
Problem / Mission 단위의 관리는 적어도 1) 팀장-팀원 간 align 이 맞고, 2) 팀원이 최소한의 문제해결력/문제해결의지가 있는 이상, 팀원을 앞으로 달려가게 만든다. 방향성을 맞추는 것, 그리고 output image 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align 의 기본이다.
위의 요건들.. 간단하게 썼지만, 실천하기 매우 어려운 것들이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또 그로 인해 상처받는 과정을 버텨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팀원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팀장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놓지 않는 이상, 어느 순간에는 회사와 팀에게 모두 Respect 받는 팀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1) 쉽지 않다. 2)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3) 나는 못하나봐 (나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능력있는 사람도 아닌가봐)라는 생각을 100번 1,000번은 넘게 한다 4)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고 Respect 받는 팀장이 될 수 있다.
ps.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는 EO 리얼밸리 파크에서 나누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