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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sh Jan 30. 2017

오버워치의 사회학

소름끼치도록 인간세상을 닮은 게임

오버워치 게임이나 하는 주제에 꽤나 거창한 제목을 단 것 같지만, 그냥 게임이라고 하기엔 인간사회와 닮은 구석이 많아 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오버워치 게임의 룰'을 몇 가지 알 필요가 있다.


1. 오버워치는 1인칭 총싸움 게임이다. '사람'끼리의 총싸움 게임이 아니라 각기 특수한 능력을 가진 '영웅'을 조작하는 6대6 팀게임이다.


2. 각 영웅별로 '공격/수비/돌격/지원' 영웅으로 구분되고 이 때문에 플레이어가 느끼는 '영웅별 게임하는 재미(?)'가 다르다.

- 아무래도 '공격' 영웅이 '서포트하는 영웅'에 비해 당장 느끼는 게임하는 재미가 가장 클 수 밖에 없다.

- 각 '영웅별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3.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영웅들 간의 카운터적 성격(상성)을 띄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 먹고 먹히는 관계가 있다.

- 게임 상황별 '영웅 조합'이 관건이다.


4. 또한 각 영웅별로 다루기 힘든 영웅들도 있기 때문에 '팀게임'으로써 '영웅 간의 조합', '팀원 간의 호흡', '개인 능력' 등이 조화를 이루어야 승리할 수 있다.


5. 매 경기마다 개인의 플레이 기여도에 따라 점수를 매겨 레벨 점수를 부여하고 승패에 따라 점수가 올라가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이를 기준으로 유사한 점수대의 유저끼리 게임매칭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6. 게임 접속 시, 혼자 참여하거나 주변사람들과 팀을 이루어 접속할 수 있다.


https://youtu.be/g1IbfXM3I5k




여기까지는 오버워치를 해본 사람이라면 거의 사족에 가깝다. 매우 기본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보통의 오버워치 게임 유저들은 2번, 4번에 대한 이해가 없이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문제의 5번.


2번 + 4번 + 5번의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계급 간의 차이,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오버워치의 사회학'이 말이 되기 시작한다.


쉽게 나누어 말해서 '고레벨 구간'과 '저레벨 구간' 사이에는 각 플레이어마다 숙련도의 차이, 이해도의 차이가 있고

때문에.. 특히 '저레벨 구간'에서는 극복하기 힘든 문제들의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마치 인간사회에서 하층민들은 하층민들끼리 어울리게 하고, 상류층들은 상류층들끼리만 어울리는 순환의 형국이랄까. 소름끼칠 정도로 인간사회를 닮아 있다.



'저레벨 구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공격' 영웅이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팀원과의 조합', '영웅을 조작하는 숙련도'에 상관없이 '공격' 영웅만을 플레이하려는 '무한 이기심'이 발현되기 시작한다.


•실력에 관계없이 '이기심'이 강한 플레이어는 '공격' 영웅을 택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배려하려는 플레이어는 '지원' 영웅을 택하게 되면서 상호간에 '피해의식'이 생겨난다.


•팀이 이기고 지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팀 승리'는 '개인능력 발현의 결과물'로 간주된다. (이를 게임용어로 '캐리한다'라고 한다) 곧, 팀 승리는 '내가 잘해서 이긴 것'이 된다.


•결국, 게임의 실패는 내 잘못이 아니라 '팀원의 탓'이며 이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소위 '게임은 던지는'.. '트롤' 행위가 발생하기도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이 '팀게임에 대한 이해', '영웅을 다루는 숙련도,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저레벨 구간'의 플레이 상황에서는 위 문제가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악화될 뿐이다.


유일한 방법은 '저레벨 구간'에서 탈출하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저래벨 구간'에서 개인능력으로 '하드캐리'해서 탈출하는 경우는 '하늘의 별따기'다)


더구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저레벨 구간'의 플레이어들에게 위 문제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순간 '저급한 자존심'이 발동해서 '니나 잘하세요'가 되버리곤 한다)


마치 인간사회를 보는 것만 같다. 예를 들어..


(전자) 공부를 잘해서 소위 '좋은 대학교'에 가서 '좀 더 나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바라는 사회 분위기.

vs.

(후자) '좋은 대학교'가 무슨 소용이냐, '조금 안좋은 대학'에 가더라도 좋은 학과'에 가서 '잘'하면 된다.


우리는 '후자'가 거의 '개소리'에 가깝다는 것을 사회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냥 어떻게 해서든지 '하류'에 소속되지 않은 것이 답이다.
(현실적으로 '개천에서 용난다'는 소리는 너무 확률 낮은 소리다)



보다 근본적으로 계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 속에서나 인간사회 속에서나 해결방법은 동일한 것 같다.


'팀 게임'임을 이해하는 것.


이 세상 인간살이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세상에 니 혼자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다!! 함 살아봐라!!)


내 역할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너의 역할 있고. 누군가는 공격을 하면 누군가는 지원을 하고, 그 공이 '공격'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 '지원'없이 이루어지는 승리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단지 나와 '이기심'으로 경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합쳐 이겨내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걸을 깨닫는 것.


이겨내기 힘들다면, '6번 게임의 룰'처럼 '함께' 게임을 해쳐나가는 법을 활용할 것.



내가 본 오버워치 세상 속에는

인간사회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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