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my No.1
인생 책을 하나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슬램덩크’를 고를 나이기에, 아직까지 슬램덩크와 관련된 글을 쓰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된다 싶었다.
늦었지만 짤막하게 나마 첫 번째 글을 써보기로 했다. 고민 끝에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골랐다.
송태섭은 슬램덩크 에피소드를 통해서 가장 덜 주목받은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저 이한나를 짝사랑하는 폭력쟁이에,
실력은 포인트가드 중에서도 살짝 쳐지는 느낌. 농구 인생을 통틀어 ‘에이스’ 소리는 들어보지 못 했을 것 같다.
강백호와 붙어먹으며 말썽쟁이 이미지를 만들거나
스스로에게 ‘천재’ 타령을 해대는 모습은 항상 조금은 모자라 보인다. 하지만 본인이 모자람을 더 잘 알고 있어서일까. 본인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강하게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인정받고 싶어서 칭찬을 갈구하고 응원을 바라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본인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의외성’을 이용해 상대의 허를 찌르기도 하고,
때론 1번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호통도 쳐보지만
그게 얼마나 먹혀 들어갈지 미지수다.
그런 그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안감독은 ‘실력 이상의 잔재주’를 부릴 수 있도록 ‘믿음’과 ‘미션’을 부여 했는데
선수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안감독의 판단이자 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 짝짝짝.
하지만 스스로를 믿게 하고
실제로 송태섭을 움직이게 한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진정한 힘이 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의,
내 사람의 응원이었다.
이한나의 응원.
그 순간 송태섭에게
손바닥에 쓰여진 ‘No.1가드’라는 단어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송태섭과 이한나가 되어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자.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