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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Jul 19. 2021

누구냐, 넌

도둑과의 전쟁 - season 2

며칠간 뒷마당 토마토와 잎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 했더니 범인은 박각시나방의 유충이었다. 보호색으로 얼마나 잘 숨었는지 녀석을 찾아내는데 한참 걸렸다.



이미 내 손가락 크기만큼 큰 녀석은 식성이 얼마나 좋은지 잎이며 토마토는 물론  연한 줄기와 잎까지 깔끔하게 먹어 치우고 있는 녀석은 내가 떼어 내려하자 토마토 줄기를 얼마나 꽉 잡고 있는지 줄기가 부러 지도록 놓지를 않는다.


이 녀석 외에도 두 마리를 더 잡았는데 오늘 뒷마당에 나가서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더라면 내 토마토들은 며칠 내로 아작이 날 참 이었다.


작년에는 채소들을 땅에 심어 기르면서 토끼와 다람쥐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른 터라 올해는 모든 채소들을 1미터 이상 땅에서 올려 기르던 중이었는데 작년의 불청객 못지않은 아이들이 올 줄이야.


녀석들을 당장 쓰레기 통으로 넣고 싶었지만 자연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망설여졌다. 그래도 토마토는 양보할  없으니 우후죽순 자라는 알로에 위에 올려 두었다.  정도는 양보할  있지. 알로에가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 입맛까지 고려해 줄만큼 내가 마음이 넓지도 않고 애써 키워낸 소중 토마토를 내어  마음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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