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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Jan 01. 2023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20

학교로 다시 돌아가야 해

교통사고로 중국 연변의 한 병실에 한 달 가까이 입원해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처총회의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서 간호를 해 주었고 학부모들이 병문안을 오기도 했다. 담임으로 있던 4학년 학생들은 병실에 와서 직접 쓴 편지를 건네어 주기도 했다. 당시 내 상태를 본 학생들이 놀란 토끼눈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학생들.


연변한국국제학교에 초청교사로 일을 하기 시작한 지 세 달도 되지 않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는 것이 현실 같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학생들을 병실에서 보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고와 부상, 치료로 교실로 돌아갈 생각을 미쳐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학생들을 보니 빨리 다시 교실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샘솟았다.


사고가 5월 11일이었고 당시 근무하던 연변한국국제학교는 여름 방학을 7월 초 정도에 했기 때문에 방학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았었다. 이대로 병상에 누워 있다면 여름 방학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을 만날 수도 없을뿐더러 초청교사로 선발해 주신 교장 선생님께도 죄송한 일이었다.


연변복지병원 병실 창 밖으로 복숭아나무에 달린 작은 초록색 복숭아가 보인다. 저 복숭아가 익기 전에 이 병실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거울 속의 나를 보며 억지웃음을 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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