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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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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혜 Dec 06. 2019

사랑과 고통

친구들한테 그런 말을 했다. 정말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어지간하면 낳지 않는 것이 좋은  같다고. 어떤 확고한 의지 없이 단순히 의무감이나 부담감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 더더욱 낳지 않는 편이 좋다고.

아이를 낳으면 경력이 단절된다거나, 여성의 자아실현에 지장이 있다거나, 육아가 힘들다거나 하는 차원이 아닌   본질적인 이유였다. 물론 아이를 기르는 일이 여성에게 더욱 큰일인 것도 맞지만, 하여간 낳고 나면 되돌릴  없으니까. 그리고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일단 아이가 태어나면 감정이 생기니까.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아이를 사랑하게 되니까.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  늘어나는 것이니까.

나는 살면서 사랑하는  가능한 적게 만들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괴롭기 때문이다. 사랑은 욕망을 낳고, 욕망은 결핍을 낳고, 결핍은 고통을 준다. 어떤 것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대상이 사라졌을 때의 고통을 같이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무언가 좋아지려고 해도 너무 좋아하지는 않기 위해서  애를 쓰며 살았던  같다. 다가오는 사람을 보면서는  사람이 언제든 나를 떠날  있다는 생각을 했었고, 좋은 일이 생길 때는 이것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가질  없을  같으면 그냥 처음부터 포기해버렸다. 그 편이 훨씬 쉬웠다. 그런데 육아는 그게 되질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아이들을 낳은 것을 결코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이들로 인해 행복한 순간이 참으로 많았다. 그러고 보면 사랑도 행복도  고통과 같이 오는  같다. 고통을 느낄 만큼의 결핍이 없는 데서는 사랑도 생겨나지 않았고, 갈망이 없는 곳에서는 특별한 행복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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