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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혜 Oct 07. 2020

책을 선물하는 마음

언젠가부터 약속이 있으면 책을 한두 권씩 챙겨서 다니게 되었다. 혹시나 비는 시간이 생겼을  내가 읽을 책과는 별개로,   만나기로  사람에게 선물할 용도로 몇 권씩  넣어서 다니는 것이다.

그렇게 책을 여러  넣어서 다니다 보면 당연히 가방이 묵직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무게감이 주는 느낌은 꽤나 즉각적이어서 나가기 직전까지 그냥 두고 갈까 하는 내적 갈등을 수없이 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책을 선물하고  뒤에 생기는 어떤 뿌듯한 마음이 좋아 계속해서 가지고 다니게 되는  같다. 가끔은 받는 사람이 아닌  자신을 위해 선물을 하는  같기도 하다. 비단 책뿐만이 아니라 선물이란  대개 그렇기는 하지만.

누군가는 책을 선물할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오래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다던데, 나는 그런 것보다는 그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같다. 비록 찰나의 순간이지만 같은 것을 읽는 동안 같이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있지 않을까 싶은 바램으로.

그래서 대개의 경우 책을 선물하고 나면 같은 책을  사곤 한다. 그야말로 같이 있고 싶은 마음으로, 똑같은 책을 가지고 있을 사람을 생각하며 같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럴 때는 비록 다른 시공간에 있더라도  사람과 같이 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마치 어떤 음악을 함께 듣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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