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연봉이 올랐다

by 이승훈
왜 우리는 끝없이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걸까

친구의 연봉협상이 꽤나 잘 됐다. 시작은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작했으나, 넉넉한 상여금과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연봉 상승률로 인해 이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업무 강도도 강한 편이고, 야근 역시 밥먹듯이 하지만 부러운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그뿐 아니다. 다른 친구의 팀장은 나이는 어리지만 연봉 5천은 우습게 받으며,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사업도 있어 지금 있는 차를 포르쉐로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회사를 다니며 개인 사업을 해 꽤나 여유 있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참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많이 느낀다. 친구의 희소식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부러움과 질투.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사람들은 (특히나 나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부럽다.'

'저 사람은 나보다 어린데도 저렇게 사는데, 나는 뭐하면서 사는 거지.'

'나는 뚜벅이로 걸어 다니는데, 저 사람은 포르쉐라니.'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결국엔 본인 스스로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좌절에 빠지고, 우울해지기 시작하며, 괜히 구인구직 사이트를 둘러본다. 나랑 별 차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은 저렇게 잘 나가는데, 이 회사가 나와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며. 또 잠시 묻어두었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라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10년 뒤, 20년 뒤를 걱정하기도 한다.


'우리는 왜 다른 이의 상황에 이토록 흔들리는 걸까.'


아리스토텔레스는 '타인의 행운은 고통'이라고 말했으며,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질투는 모든 것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보는 것'이라 정의했다. 오래전 철학자들이 정의를 내릴 만큼 질투와 부러움은 인간의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왜 우리나라 속담에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문제는 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우리의 인생을 한순간에 불행이 가득한 인생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았던 일상이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순간 불행한 일상으로 바뀌고, 없던 불평이 쏟아진다. 평범했던 스스로를 아주 작은 존재로 만드는 것은 물론, 손톱만큼이나마 가지고 있던 자신감마저 사라지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불행히도 그럴 수 없다. 지금 핸드폰을 열고 '인스타그램'에 들어만 가도 알 수 있다. 구찌, 루이비통 로고가 대문짝만 하게 박힌 지갑. 외제차 차키를 올려두고 찍은 사진과 자신의 잘빠진 몸매를 자랑하는 수많은 사진까지. 이미 우리는 너무나 많은 부러움의 대상과 함께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라고 본다.


1. 그들보다 잘되거나.

2. 그들에게 무관심해지거나.


그들보다 잘되기란 힘든 법이다. 애초에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을 가지고 태어나니까. 누구는 태어나자마자 자기 앞으로 강남의 몇십 평 아파트를 가지고 태어날 수도 있고, 누구는 집은커녕 단칸방 조차 구하기 힘든 가정에서 태어날 수도 있다. 빌 게이츠가 말한 것처럼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법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만 남게 된다.

'그들에게 무관심해지는 것.'

아무리 좋은 집과 차, 높은 연봉, 멋지고 예쁜 배우자가 있다 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그들이 자랑하려고 올린 SNS 사진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것. 궁극적으로 그들보다 잘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나 스스로를 믿는 것.


공작새는 다른 공작새의 꼬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모든 공작새는 자기의 꼬리가 가장 훌륭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 버트란트 러셀 -


스스로에 대한 만족과 감사함이 없다면 우린 아마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갈 것이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고 작게 만들 것이다. 우리의 꼬리는 어쩌면 어떤 꼬리보다 멋지고, 아름다울 수도 있다. 그러니 각자가 가진 꼬리가 별로일 것 같다는 바보 같은 생각에 멋진 꼬리를 숨기고 다니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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