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생명력
이런 손톱이 되기 전에는 얼마나 예쁜 손톱이었는지
손톱을 집중적으로 찍을 일은 없었는지 아무리 뒤져도 없다.
손가락이 길어서 예쁘다고 했는데 그 손이 부끄러워진 것이다.
얼마나 놀랬는지
18년 11월 초에 손톱이 이상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18년 9월 미국에서 일본으로 가 태풍의 흔적을 보고
부산으로 와서 다시 태풍을 정말 몇 년 만에 눈으로 보면서도
왼손의 엄지손톱 위가 곪아 간다는 것을 몰랐다.
운동화를 신으려고 엄지 손가락을 구둣주걱 대신 썼는데
어느 날 엄청 아파서 손가락을 자세히 보니 약간 부어 올라 있었다.
왜 언제 하면서 생각을 해 보니 미국을 떠나기 전에 해 주고 가야 하는 준비로
정신을 없이 그저 다 마치고 떠나야 한다며 움직였던 것이 생각났고
아마도 그 음식 준비하면서 손가락에 상처가 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데 그동안 다친 손가락은 스스로 나으려고 애를 썼는데
몸의 주인인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손가락을 구둣주걱 대신 써서
한계가 온 손가락은 그냥 곪고 있는 것 같았다.
살짝 부어오르기 시작하고부터 정신을 차리고 쓰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런데 늦었는지 벌건 색이 점점 더 진해지고 점점 더 부풀어 올라 터질 것 같은데
이걸 가지고 병원을 가야 하는지 병원에 가면 어떤 방식의 치료를 하게 되는지
의사인 동생에게 물으니 자신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때
고름 주머니를 터트려서 깨끗하게 소독을 매일 해 줬더니 나았다고 했다.
이래서 가족인 건지 같은 가치관을 가졌다는 것을 이럴 때 확인하고
이만한 일로 병원을 갈 거는 아니라는 생각에 일치를 해서 새삼 공통점도 찾아
내가 원하던 대답이어서 그런지 엄청 철석같이 믿고 그러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부풀어 오른 고름 주머니를 불에 달군 핀으로 찔러 고름을 빼내는 것은
도저히 내 오른손이 왼손에게 할 수가 없어 관두고 소독만 하기로 했다.
손을 씻는 것도 더 신중하게 하고 매번 소독약에 샤워를 시키고 밴드를 붙여 두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손톱이 이상하게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움푹 파인 상태로...
손톱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이런 상태까지 되다니...
손톱 바로 위에 문제가 있어 손톱을 만드는데 영향을 주는 것인지
벌겋게 팽팽했던 부분이 이렇게 손톱까지 변형을 시키는구나 하니
사소한 것에서도 사람은 변하게 되어 있구나 하는 것에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생긴 꼴이 너무 겁나게 푹 패어서 이렇게 계속 손톱이 나오다가
아예 손톱이 없이 살이 보이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했는데
그러면서 부어올랐던 부분이 가라앉은 것은 다시 미국에 간 19년 1월이고
2월이 지나서야 벌건 부분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
거의 반년이 걸려서 곪은 곳은 치유가 되었는데
그동안 곪은 상처가 어떤 것인지 손톱에 전부 새겨 놔
그걸 보면 손에 힘이 빠져서 잘 때를 빼고는 밴드를 붙이고 살았다.
그래도 손에 물을 묻히는 것이 자유로워서 다행이라고 자기 전에 소독을 하면서
상처로 얇아져 있는 부분이 정말 손톱인지 확인해 보려고 건들어 보기도 했다.
손톱 끝이 얇아져 잘못될까 봐 아예 짧게 깎고 쓰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4월 중순이 되어 새로 자라는 부분의 손톱이 멀쩡하다는 것을 보았다.
기적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인간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탄을 했는데
그렇게 손톱은 자라고 엉망이었던 손톱은 조금씩 잘려 나가서...
다치고 원상복귀까지 일 년 이상이 걸렸던 것 같다.
병원에 갔었다면...
오랜 친구의 언니가 감기만으로도 이곳저곳의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다며
그 언니는 병원에 가야 안심이 되고 병이 나아지는 것 같다고 하는데
의사인 그 언니의 딸이 그 정도는 조금만 조심하면 된다고 자신의 몸을 믿으라고
스스로 나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라고 했다는데
딱 그렇게 내가 해 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