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19가 바꾸는 것

중년의 손 씻기

by seungmom

손을 잘 씻으면 일단은 안전하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평소에도 손은 열심히 씻고 살았는데 그땐 무의식에 습관으로 했던 것이

이젠 손을 씻으면서도 씻고 나서도 손을 쳐다보면서 확인이 필요해져

손에 대한 기분이 거북해지고 불편해지고 있다는 나를 느꼈다.

그 소중한 나의 일부분인 손이 이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버렸는지

부엌에 서서 사과를 씻으며 물에 손을 담그고 컵을 닦으며 물을 묻혔는데

그러면서도 내 손은 깨끗한지 하는 질문에 머뭇거린다.

거의 나가지도 않고 살면서 손을 99% 살균이 된다는 비누로 씻으면서도

자꾸 부담이 되어지는데...


밖에서는 절대로 손을 얼굴에 대지 말라고 했었다.


그것은 정말 어려운 일로 12월 말에 처음 듣고 실천을 할 때는

머릿속에서는 반복 학습을 시키는데 손은 머리와 다르게 어느새 움직여

간지러운 코를 긁거나 늘어진 머리카락을 올리려고 벌써 손은 와 있었다.

엄청난 공포감에 의식이 바로 박혀 있어도 이런 실수를 하는구나 하니

나도 나를 신용하기가 힘들어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반복 학습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지 이제 거의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손이 나도 모르게 내 얼굴에 와 있는 그런 일은 만들지 않게 되었다.


그러지 않아도 엉망인 머리와 얼굴은 더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자유를 얻었다고 해야 하는지 난 편해져가고 있었는데...


이런 방식의 생활을 석 달이나 하고 나니 난 달라져 버렸다.


집안에서 지내면서도 손을 얼굴 가까이에 가지 못하도록 하는데

손이 안경이라도 만지면 아무 생각 없이 놀래면서 당황하고는

손을 대려고 했던 손에 엄청나게 죄의식을 갖도록 나무라면서

만져도 되는지 손은 언제 씻었는지 왜 만지려고 했는지를 따지며

얼굴까지 올라온 손이 내리지도 못하고 떨게 만들었다.


눈이 간지러워도 그저 깜박이면서 간지러움이 가라앉기를 바라고

하품으로 눈물이 나와도 눈을 꾹~ 감아서 눈물을 짜 내는데

아무 잘못도 없는 손이 이렇게 푸대접을 받게 되어 미안하면서도

집안에서도 내 손에 뭔가가 있는 듯이 내가 내 손을 꺼렸다.


예전 아무런 의심 없이 서로 악수를 하던 시대가 떠나가는 건지

이 중년이 살아왔던 시절의 습관은 비위생적인 것이 되는 건지

이렇게 시대가 바뀌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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