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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여러 모습

하나이길 바라며

by seungmom

지금 대한민국은 여태까지 살아온 나에게 틀렸다고 한다.

나는 적어도 나라를 걱정하는 큰 틀의 고민은 같을 거라고

그래서 아내만 아는 권력자 한 명이 생각을 잘못한다면

국민은 거의 다 같은 방향으로 그걸 막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상황에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눈을 감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당당하다는 것에서 허무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절대로 유일한 신이라는 신을 껌 씹듯이 말하는 목사에게

나라보다 아내를 택한 권력자에게 잘한다고 소리치는데

가까운 지인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고

그동안 열심히 토론을 했었던 시간이 다 쓸데없었다는 것에

무조건 하나의 당을 밀어주는 그 지역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번에 이 위기가 내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알려줬다.


내가 낳은 아이가 나와 다른 시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에

인정을 하고 무던해지는 것에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부모님과 너무 다른 가치관을 가진 것에는 인정이 쉬웠는데

그건 학벌이나 살아온 시대가 그런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도 다른 시선과 생각이 있다고

그러니 사람들은 제각기 다 다르다고 인정하고 살았었다.


그래도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고 같은 역사를 가지고 살았으니

독립운동을 묵묵히 해내면서 이 나라를 지켜온 조상이 같으니

적어도 나라의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할 거라고

정말 다 각기 다른 사람이지만 연령대도 다 다르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볼 거라고 믿었다.

여기에는 자식과 부모와 다른 생각이었던 고민은 없을 거라고

가장 큰 틀의 나라에 관한 문제이니 하나의 흐름일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렇게 각양각색 갈래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내가 단순하게 살아서 그런지 나라 밖으로 떠돌아서 그런지

그동안의 삶에서는 한국과 일본이었고 한국과 미국이어서

대한민국은 언제나 하나의 한국 대한민국이었었다.


그 하나라고 생각한 대한민국에 여러 색깔과 갈래가 있었고

그 색도 화려하게 이상한 종교도 찬양을 하면서 거들고

어떤 사람이든 밀어주는 당이면 무조건 찍어 줬다는 지역도 있어

그걸 믿고 휘두르다가 이런 사태가 되었다고 하는데...


아이가 처음 하는 잘못은 확실하게 바로 잡아야 한다고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읽었던 책들에 반드시 쓰여 있던 말인데

이것이 이 상황에서 떠오르는 것은 처음의 잘못 같아 보였다.

목사라는 사람이 유일신을 조롱하는 말을 내뱉는 것도

나라를 위해야 하는 사람이 아내를 위해 나라를 버리는 일도

자신이 서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딴짓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

처음 잘못을 바로 잡지 않아서 점점 커진 것은 아닌가 한다.


사람들의 생각이 이렇게 오묘한 것인가 하니 겁이 났다.

가까웠던 지인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나 하는 것에

두 개의 국기를 들고 서성이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다는 것에

내가 생각한 내 나라가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에 머뭇거린다.


나는 이제야 철이 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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