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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언대로 지진이 올건지

혹시 하면서 준비를 해 두었다.

by seungmom

예언 만화에 쓰인 지진은 25년 7월 5일 새벽 4시 18분이라고


이 날짜가 다가오면서 시끄러운 관심에 나도 조금은 신경이 쓰여

어제는 어떤 일에도 죽지 않고 살게 된다면 식품이 필요하다고

꾸역꾸역 더운 날씨에 나가서 오래 보관이 되는 것으로 사 두었다.


일본인 친구가 휴지도 사다 놓고 마실물도 필요하다고 하는 말에

해 두어야 하는 것인가 하면서도 일단 준비는 하기로 한 것인데

단독 주택에 사는 친구는 집이 심하게 흔들리면 하수구가 막힌다고

거기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는데 여긴 아파트이라고

거기까지 준비를 할 거면 아예 일본을 떠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했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이 있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오사카에서 살면서 그저 TV에 나오는 뉴스로 느낄 수 있었는데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아 이번에도 그럴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아파트에 이사를 하고 신원조사를 하러 온 경찰관에게

지진에는 어떠냐고 물으니 고베 대지진 때도 끄떡없었던 아파트라며

이 산은 단단한 돌로 된 오래된 산이라고 안심해도 된다고 하면서

95년에 크게 왔으니까 적어도 50년 안에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살아 있으면서 이런 예언이 맞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반은 신기하면서 살짝 즐기기도 하는지 공포도 있지만 흥분도 된다.

일본에 가야 한다고 마음먹었을 때 이 예언의 날짜 이후로 할 건지를

고민했다가 미리 가서 청소도 하고 준비도 해 두자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서 어제는 식품을 사다 놓고 오늘은 흔들릴 것을 치우기로 하고

모든 기기에 완벽한 충전을 해 두고 평상복 차림으로 자려고 한다.

그런데 정전이 되거나 수돗물이 안 나오게 된다면 어찌해야 하는지

이 더위에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이지만 닥치면 어떻게든 할 거라고

이제까지 살면서 잘 버틴 저력으로 이겨내자고 마음먹는다.


두 번의 예언이 너무 잘 맞았다고는 하는데 이번에도 맞을 건지

그렇게 긴장이 되지 않는 것은 계속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별일이 없다는 것인지 어제 나갔다가 와서 피곤해서 그런 건지

아침부터 귀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태평하게 멍 때리고 있는 것에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만약에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얼른 들고나갈 수 있게 작은 가방을 하나 꾸려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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