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가 전하는 인생과 일의 원칙. 인공지능, 연역과 귀납.
이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내게 생각하는 법을 알도록 도와준 컴퓨터였다. 컴퓨터가 없었다면 브리지워터는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중에 퍼스널 컴퓨터로 알려진 소형 컴퓨터는 1970년대 후반에 시장에 출시됐다. 나는 계량경제학자들처럼 컴퓨터를 활용했고,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하기 위해 경제 데이터에 통계와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활용했다. 1981년 12월에 한 논문에서 주장한 것처럼 나는 "이론적으로 세계의 모든 사실을 입력해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다면, 그리고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것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완벽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나는 사용자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 만들어낸 알고리즘이 추정한 인과관계를 받아들이는 (더 나쁜 것은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에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용어들을 분명하게 정리하고 싶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은 완전히 다른 용어인데, 일반적으로 유사어로 받아들여진다. 나는 컴퓨터를 활용하는 의사결정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 모방 (Mimicking),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라는 세 가지 유형으로 폭넓게 분류하고 있다(이것은 기술 세계에서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분류 방식이다).
전문가 시스템은 브리지워터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인과관계에 대한 논리적 이해에 기초한 기준들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다른 환경에서 각각의 시나리오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들은 패턴을 관찰한 다음 그 이면에 있는 논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모방(Mimicking)이라고 부른다. 모방은 변하지 않는 규칙이 지배하는 게임처럼 동일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잘 변하지 않을 때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상황은 변하고, 그 결과 모방 시스템은 쉽게 현실과 괴리된다.
최근 기계학습의 핵심은 데이터 마이닝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데이터 마이닝은 강력한 컴퓨터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하고, 유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인기가 있지만, 미래가 과거와 다를 때 위험에 노출된다. 기계학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동반하지 않고 만들어진 투자 시스템은 위험하다...
...깊은 지식이 없다면 당신은 과거에 발생했던 일이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인지도 알지 못할 것이다. 설사 가치가 있다고 해도 그 가치가 사라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모방이나 데이터 마이닝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나는 어떤 일들의 미래 환경과 범위가 과거와 비슷하다면 모방 시스템과 데이터 마이닝은 의사결정 과정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막강한 컴퓨터 연산 능력은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훌륭한 체스 선수들이 특정 환경에서 말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분석하거나, 외과의사의 탁월한 수술 방법을 연구함으로써 체스 게임이나 수술에 활용되는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1997년에 딥 블루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런 기계학습을 이용해 세계 최고의 체스 선수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미래가 과거와 다른 경우 그리고 당신이 인과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경우에는 실패한다. 이런 인과관계에 대한 이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실수할 때 나는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미래가 과거와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사실 우리가 이해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의식적인 사고는 이해의 한 부분일 뿐이다. 우리가 변화를 위한 공식을 만들고, 이것을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것보다 인과관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교육적 가치와 즐거움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이런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낮은 수준의 선호도와 습관일까, 아니면 나의 이성과 논리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탐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나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환영한다).
우리는 컴퓨터가 발견한 이해할 수 없는 인과관계에 점점 더 중요한 결정을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성공하겠지만 다른 것들은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나는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빠르고 놀라운 발전으로 우리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우리는 흥미진진하고 위험한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늘 그런 것처럼 나는 이런 현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