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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환 Mar 10. 2019

붐버스톨로지

Boom Bust + Ontology = BoomBusTology?

저자 비크람 만샤라마니는 버블 전문가다. 이 책은 저자가 예일대에서 학부생 대상으로 개설한 '금융시장의 버블과 붕괴'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썼다고 한다. 책 내용은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심리학, 정치학, 생태학의 다섯 가지 관점으로 '자산시장 버블'이라는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이용해 과거 일어났던 대표적 버블 사례들을 복기하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 독자가 봐도 무리 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내용이다.


한편 저자는 스스로를 '제네럴리스트'로 정의한다. 저자는 금융시장이 사회현상에서 가장 복잡한 분야 중 하나이므로 하나의 이론 체계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데, 이와 일관되게 매우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섭렵해왔다. 예일대에서 윤리학, 정치학, 경제학을 전공했고, 옥스퍼드에서는 철학, 정치학, 경제학,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이후 MIT에서 정치학과 증권분석으로 석사를 받았고, MIT 슬론스쿨에서는 경영학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전공이 다양함을 넘어 다소 산만해 보일 정도다. 졸업 후에는 금융시장에 진출해 컨설팅, 투자은행, 자산운용사 등에서 20년 넘게 투자 전문가로 경력을 쌓은 뒤, 예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네럴리스트라는 소신을 내세우기에는 충분한 스펙트럼인 것 같다.


저자의 버블 판단 지표를 간단히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미시경제학

- 민스키 마이그레이션(부채의 투기화. 헤지형 > 투기형 > 폰지형)

- 매수가 재귀적으로 매수를 강화 (이후 버블 붕괴 혹은 민스키 모멘트가 올 땐, 거꾸로 매도가 재귀적으로 매도를 강화해서 폭락장 연출)

- 자산 가격과 담보 가격이 서로를 순환적으로 강화


2. 거시경제학

- 과도한 유동성

- 과도한 저금리

- 과도한 레버리지

- 핫머니 유입


3. 심리학

- 과도한 자신감과 낙관주의

- 과시적 소비

- 동조

- '이번에는 다르다', '새로운 시대가 왔다'는 믿음의 만연


4. 정치

- 정부 규제로 인한 시장 가격 왜곡 및 부수효과

- 세제 혜택의 부작용

- 정경유착으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5. 생태학

- 전 국민이 투기에 동참

- 펀드 매니저 집단의 동조, 획일화된 행동

- 언론의 호들갑


버블 붕괴는 금융시장 최악의 시나리오다. 2008년 금융위기, 97년 외환위기 때 주식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은 얼마나 큰 손실을 감당해야 했던가. 그러므로 자산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지금 시장의 사이클이 어디쯤 와있는지에 대한 감을 잃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저자가 제시한 다섯 가지 분석 틀은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유용한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저자가 설명한 버블 형성 기제는 강세장의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자산 가격은 사줄 사람이 있어야 올라가는데, 버블을 형성하는 기제는 살 사람이 시장에 들어오게 만드는 동인이지 않은가. 강세장이 왔을 때는 시장과 동행해서 충분한 수익을 올려야 한다. 그러니 항상 버블이 언제 올까 두려워하는 쫄보처럼 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생각을 마무리하며


이 도구를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을지는 개인의 몫이다. 인간의 탐욕은 언제든 스스로를 기만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결국 이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도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 마음이 흔들려서 판단력을 잃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지 않은가. 탐욕과 공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건전한 투자 원칙을 세우고, 항상 지키려 노력하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포함한 세상 모든 것을 바라보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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