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이든 이란성이든 쌍둥이는 같은 엄마 뱃속에 같이 있었다는 것뿐 태어나고 나선 대부분이 다르다. 그중에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이 바로 '기질'이다.
알면서도 매일 신기하다.
'어쩜 이렇게나 다를 수 있지?'
태어날 때부터 기질이란 걸 가지고 태어난다는 게 참 신기하지만 대근육과 소근육 중 무엇을 주로 쓰느냐에 따라 행동성향으로 발달된다.
나의 1호는뱃속에서부터 2호보다 먼저 자리를 잡게 되다 보니 9개월간 뱃속에서 한 번도 뒤집기를 하지 못했다. 그런 반면 2호는 1호보다 아주 조금 늦게 자리 잡았단 이유로 좁은 뱃속에서 본인 터를 만들기 위해 9개월간 끝없이 머리 방향을 바꾸며 움직였다.
이게 시작이었을까? 1호는 대근육에 익숙하고 2호는 소근육에 익숙해 놀이의 성향도 상황에 대한 반응도 모두 다르다. 공통점이 1%도 없는 느낌처럼.
여자아이의 기질적 특성을 모두 거스르고 거침없이 몸으로 놀아야 하는 1호, 반면 가만히 앉아 소도구들을 만지작 거리며 상호작용하길 좋아하는 2호.
이 두 명을 모두 만족시키는 엄마놀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지만 참 힘든 방법 첫 번째, 둘 중 한 명은 안고 남은 한 손으로 다른 한 명과 교류해야 한다. 1호를 한팔로 안고 몸 전체를 이용해 흔들거리면서 남은 오른손으로 2호와 장난감 놀이를 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둘 다 안아서 놀아준다. 이때 1호는 팔을 이용해 흔들흔들, 2호는 내 몸에 찰싹 붙여 머리를 같이 비비거나 간지럼을 태우며 스킨십을 하고 있단 느낌을 주는 방법이다.
마지막 세 번째, 둘 다 앉아서 노는데 엄마를 중심 양쪽으로 떨어트려놓고 동시에 놀아주는 게 좋다. 떨어트려 놓는 이유는 서로 원하는 놀이 성향과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혼자서 천천히 하길 바라는 1호가 블록으로 탑을 쌓았는데 상호교류를 좋아하는 2호가 다가와 블록을 쓰러트리는 순간 피바람이 분다.
한쪽 1호는 천천히 블록 쌓을 때 같이 올려주며 차분히 반응해주고, 다른 쪽 2호에겐 눈 맞춤하며 잘했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10번 정도 왔다 갔다 하면 한 고비 넘길 수 있다. 1호는 몸을 쓰러 일어나 뛰기 시작하고 2호는 내 몸에 더 찰싹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