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기 Jan 09. 2024

지금이야! 끊어!

2023년 3월 20일

직항은 350만원이 넘고… 경유도 최소 150…

그마저도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이틀은 그냥 까먹겠다.

연휴기간만 아니면 거의 절반 가격에도 갈 수 있을 텐데.


작년부터 습관처럼 수시로  항공권을 확인해왔다.

비전트립이 확정된 이후로는 더 자주 찾아본다.

이거 알아볼 시간에 인형 눈알이라도 꿰맸으면

내 비행기 값 정도는 벌었을지도 모르겠다.


교인 분들 사정 넉넉지 않은 거 뻔히 알고,

그럼에도 삶을 쪼개어 청년들을 후원하실 것도 안다.

그래서인지 어떻게든 비용을 아껴야겠다는 부담이 크다.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부분이 항공권이기에

오늘도 비행기 표를 검색한다.


“어어? 몽골항공? 이건 없던 비행편인데?!”


처음부터 직항은 엄두도 못 냈고, 지난 몇 주간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최저가 티켓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비행편이 떴다.

그것도 100만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심지어 경유 대기시간도 3~4시간 정도 밖에 안 된다.


여행사에 부탁하면 수수료가 어마어마하고,

티켓도 단체인원으로 검색하면 가격이 확 올라간다.

비용을 아끼려면 각자 끊어야 한다.


목사님께 연락드리고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단톡방에 우리가 탈 비행편과 함께 글을 올렸다.


“갑작스레 비행기티켓을 끊게 되어 정신없으시겠지만,

지난 1월부터 수시로 지켜본 결과 가격과 시간대가 

가장 좋은 티켓이 나와 급 추진하게 되었으니 

가능한 빠른 구입 부탁드려요!”


덧붙여 환불이 되지 않는 티켓을 선택하라고 했다.

좀 더 저렴한 구입을 위해서라는 이유였지만,

사실 비전트립을 준비하다가 중간에 마음이

돌아서는 사람을 막기 위한 이유가 더 컸다.


한 10~20분쯤 지났을까.

단톡방에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구입완료’

‘구입완료했습니다’

‘티켓구매완료입니다’

‘저도 완료했어요’

  

막연히 ‘가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신청했던 청년들도

눈앞에 닥친 ‘환불불가티켓’이라는 현실의 문제 앞에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결단을 앞둔 이 청년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빠르게 항공권 구매를 마쳤다.


‘이정도 팀워크면 꽤 괜찮은데?’


길을 만드시고 휘몰아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느낀다.

이전 05화 너무 세게 말했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